[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엠넷(Mnet)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프듀X) 투표 조작 의혹 관련, 수사 기관에 직접 수사를 의뢰하겠다며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엠넷 스스로 밝혀야 할 일을 수사 기관에 의뢰해 공을 넘기면서, 프로듀스X101 사태는 점입가경이 됐다.
◆프로듀스X101 득표수 차 일정 반복 의혹, 누리꾼 진상 규명 요구
프듀X는 지난 19일 진행된 최종회 생방송에서 김요한, 김우석, 한승우, 송형준, 조승연, 손동표, 이한결, 남도현, 차준호, 강민희, 이은상을 새 보이그룹 엑스원(X1) 멤버로 확정했다.
하지만 방송후 Mnet 측이 공개한 개별 최종 득표수 자료에서 연습생간 득표수 차가 일정하게 반복되는 점에서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모두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의혹에 힘이 실렸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이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제작진에 대한 고소, 고발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프듀X 투표 조작 사건은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며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서며 논란이 커졌다.
◆엠넷 프듀X 측 늦고, 불충분한 해명
의혹에 대한 공식입장을 좀처럼 내놓지 않던 프로듀스X101 측은 닷새 만인 지난 24일 해명 입장을 밝혔다.
해명에 따르면 생방송 중 투표 집계를 담당한 제작진이 득표수로 순위를 집계한 후, 각 연습생의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으나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는 것. 다만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의 실수임을 인정하는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논란에 남달리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하태경 의원은 "엠넷의 추가 해명을 믿기 어렵다"고 확률상의 한계를 지적하며 "엠넷은 프로듀스엑스(X) 101 투표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엠넷은 26일 입장을 내고 "먼저 프듀X 생방송 득표 결과 발표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다시 사과한 뒤 수사 의뢰를 알렸다.
엠넷은 "논란이 발생한 이후에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공신력 있는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라며 "엠넷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질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엠넷은 공식 입장에는 수사 의뢰의 대상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연출을 책임진 안준영 PD 등 프듀X 제작진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가 소속 제작진을 상대로 수사 의뢰에 나선 것은 초유의 사태로, 이에 대한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프듀X 투표 조작 의혹, 원본 데이터 공개 둘러싸고 장기화 예고
득표율과 득표수의 혼돈 속, 여전히 눈에 보이는 석연치 않은 지점은 득표수 혹은 득표수를 차치한 숫자의 차이가 마치 컴퓨터로 계산된 듯 일정하다는 점이다. 제작진의 계산에 오류가 발생한 가운데 순위의 뒤바뀜이 없었다 해도 시청자가 이번 논란을 단순 실수로 짚고 넘어가기 어려운 정황 증거가 남아있는 한, 어떤 해명에도 의혹은 사라지기 힘들어 보인다.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가 제작진에 대한 고소, 고발 의사를 밝힌 가운데, 법률대리를 맡은 마스트 법률사무소 구혜민 변호사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본 논란 관련해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원본 데이터에 기반한 진상 확인"이라며 "저희는 정당한 의혹을 기반으로 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할 뿐이고, 정말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까지도 있었는지 여부는 검찰 조사에 의하여 밝혀질 부분"이라고 밝혔다.
구 변호사는 이어 "다만 그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면 밝혀지고, 앞으로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고소 고발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고소 고발 진행의 의의를 설명했다.
구체적인 고소 고발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 정리 중인 단계다. 구 변호사는 "몇 가지 혐의가 거론되고 있지만 일부 혐의에 한정되지 않고 문제삼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하며, 간단한 해법은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는 일이겠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제작진은 이같은 요구를 외면한 채 수사 기관에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신력을 가진 수사 기관인 만큼 명백한 조사가 이뤄져야 마땅하겠으나, 해당 기관이 어느 정도 의지를 갖고 수사에 임하느냐 역시 의혹 해소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결국 프로듀스X101가 불명예스럽게 갖게 된 투표 조작 의혹은 장기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호미로 막을 일을 스스로 가래로도 못 막을 지경까지 가져가는 건 아닌지 알 수 없으나, 애초에 호미로 막을 수 없는 일이었던 건 아니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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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Mnet)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프듀X) 투표 조작 의혹 관련, 수사 기관에 직접 수사를 의뢰하겠다며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엠넷 스스로 밝혀야 할 일을 수사 기관에 의뢰해 공을 넘기면서, 프로듀스X101 사태는 점입가경이 됐다.
◆프로듀스X101 득표수 차 일정 반복 의혹, 누리꾼 진상 규명 요구
프듀X는 지난 19일 진행된 최종회 생방송에서 김요한, 김우석, 한승우, 송형준, 조승연, 손동표, 이한결, 남도현, 차준호, 강민희, 이은상을 새 보이그룹 엑스원(X1) 멤버로 확정했다.
하지만 방송후 Mnet 측이 공개한 개별 최종 득표수 자료에서 연습생간 득표수 차가 일정하게 반복되는 점에서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모두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의혹에 힘이 실렸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이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제작진에 대한 고소, 고발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프듀X 투표 조작 사건은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며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서며 논란이 커졌다.
◆엠넷 프듀X 측 늦고, 불충분한 해명
의혹에 대한 공식입장을 좀처럼 내놓지 않던 프로듀스X101 측은 닷새 만인 지난 24일 해명 입장을 밝혔다.
해명에 따르면 생방송 중 투표 집계를 담당한 제작진이 득표수로 순위를 집계한 후, 각 연습생의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으나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는 것. 다만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의 실수임을 인정하는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논란에 남달리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하태경 의원은 "엠넷의 추가 해명을 믿기 어렵다"고 확률상의 한계를 지적하며 "엠넷은 프로듀스엑스(X) 101 투표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엠넷은 26일 입장을 내고 "먼저 프듀X 생방송 득표 결과 발표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다시 사과한 뒤 수사 의뢰를 알렸다.
엠넷은 "논란이 발생한 이후에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공신력 있는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라며 "엠넷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질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엠넷은 공식 입장에는 수사 의뢰의 대상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연출을 책임진 안준영 PD 등 프듀X 제작진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가 소속 제작진을 상대로 수사 의뢰에 나선 것은 초유의 사태로, 이에 대한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프듀X 투표 조작 의혹, 원본 데이터 공개 둘러싸고 장기화 예고
득표율과 득표수의 혼돈 속, 여전히 눈에 보이는 석연치 않은 지점은 득표수 혹은 득표수를 차치한 숫자의 차이가 마치 컴퓨터로 계산된 듯 일정하다는 점이다. 제작진의 계산에 오류가 발생한 가운데 순위의 뒤바뀜이 없었다 해도 시청자가 이번 논란을 단순 실수로 짚고 넘어가기 어려운 정황 증거가 남아있는 한, 어떤 해명에도 의혹은 사라지기 힘들어 보인다.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가 제작진에 대한 고소, 고발 의사를 밝힌 가운데, 법률대리를 맡은 마스트 법률사무소 구혜민 변호사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본 논란 관련해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원본 데이터에 기반한 진상 확인"이라며 "저희는 정당한 의혹을 기반으로 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할 뿐이고, 정말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까지도 있었는지 여부는 검찰 조사에 의하여 밝혀질 부분"이라고 밝혔다.
구 변호사는 이어 "다만 그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면 밝혀지고, 앞으로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고소 고발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고소 고발 진행의 의의를 설명했다.
구체적인 고소 고발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 정리 중인 단계다. 구 변호사는 "몇 가지 혐의가 거론되고 있지만 일부 혐의에 한정되지 않고 문제삼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하며, 간단한 해법은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는 일이겠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제작진은 이같은 요구를 외면한 채 수사 기관에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신력을 가진 수사 기관인 만큼 명백한 조사가 이뤄져야 마땅하겠으나, 해당 기관이 어느 정도 의지를 갖고 수사에 임하느냐 역시 의혹 해소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결국 프로듀스X101가 불명예스럽게 갖게 된 투표 조작 의혹은 장기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호미로 막을 일을 스스로 가래로도 못 막을 지경까지 가져가는 건 아닌지 알 수 없으나, 애초에 호미로 막을 수 없는 일이었던 건 아니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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