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다잡았다 놓쳤는데 한앤컴 대표 결국 "무혐의"

'KT새노조'로부터 '조세범 처벌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공모' 등으로 고발 당한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가 검찰로부터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한앤컴퍼니는 KT새노조의 근거 없는 고발로 인해 롯데카드라는 '대어'를 품기 직전에 놓친 셈이 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근거 없는 고발로 인수 절차가 길어지면 결국 인수·합병(M&A)에 참여한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에게 손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6일 한앤컴퍼니는 "검찰 측에서 한앤컴퍼니 대표이사에 대한 모든 주장, 즉 조세범 처벌법 위반, 업무상 배임 공모 등 고발건 일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며 "한 대표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한 주장 자체가 명백한 사실무근으로 입증됐다. 이는 처음부터 예견된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2016년 10월 한앤컴퍼니가 엔서치마케팅(현 플레이디)을 KT와 KT 자회사 나스미디어에 매각한 것과 관련해 지난 3월 KT새노조로부터 검찰 고발을 받았다.
KT새노조 고발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무리한 고발'이라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2016년 10월 엔서치마케팅 매각대금은 600억원이다. 이에 대해 KT새노조는 엔서치마케팅 공정가치가 176억원인 만큼 당시 M&A를 결정한 황창규 KT 회장은 배임을 저질렀고, 한 대표는 공정가치보다 비싸게 팔고 증여세를 내지 않은 만큼 조세 포탈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한 경쟁 입찰을 통해 600억원이 책정된 데 대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을 적용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초기부터 제기됐다.

상증세법은 개인이 재산이나 유산을 상속·무상으로 받았을 때 적용된다. 반면 한앤컴퍼니와 나스미디어 간 '법인 거래'는 법인세가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IB업계에 종사하는 한 변호사는 "기업 간 거래는 법인세의 영역이지 상증법 문제가 생길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회계법인 가치평가에서도 당시 가격 책정에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엔서치마케팅 매각 직후 삼정회계법인은 평가의견서를 통해 "양수 대상 자산(엔서치마케팅 지분 66.7%)의 가치는 평가 기준일 현재 363억2100만원에서 437억4400만원으로 산출됐다.
실제 양수 예정가액은 400억원으로 부적정하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뿐 아니라 IB업계 대부분의 관계자가 논란이 불거졌을 때 한앤컴퍼니의 '무혐의'를 확신했지만 논란이 불거진 시기가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시기라는 점이 한앤컴퍼니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롯데카드 매각 공고를 낸 롯데지주는 지난 5월 3일 한앤컴퍼니를 롯데카드 우협으로 선정했다. KT새노조가 한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 것은 지난 3월이지만 본격적으로 언급이 된 시기는 우협 선정 이후다.
올해 10월까지 롯데카드 매각을 마무리해야 하는 롯데지주 입장에서는 한앤컴퍼니 혐의 여부와 관계없이 매각 일정이 지연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인수 우협이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변경됐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