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빼앗긴 시장 되찾는다` 日 불매운동에 국산 브랜드들 각오 다져
입력 2019-07-26 11:47 

일본의 수출 규제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심화되는 가운데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내 브랜드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들 국내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관심이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머물지 않게 하도록 품질과 서비스 향상을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발 유통 분야의 경우 국내 시장 1위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던 ABC마트가 최근 일본 브랜드로 소비자들 사이 알려지면서 경쟁사이자 국산 브랜드인 슈마커, 레스모아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유통 브랜드 담당자는 "그 동안 훌륭한 품질을 갖췄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국내 브랜드들이 일본 수출 규제가 시작된 7월 들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덩달아 더 바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분야와 달리 신발 멀티숍의 경우 나이키, 아디다스 등 대부분 비슷한 브랜드를 취급한다. 따라서 일본 브랜드 멀티숍이란 이점이 사실상 없다는 것도 국내 브랜드들이 인기를 끄는데 한 몫하고 있다. 같은 브랜드의 신발을 사는데 굳이 일본 기업의 매장을 이용할 필요가 없는 것.

직장인 구모(32)씨는 "ABC마트가 일본 브랜드이라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며 "같은 제품이라면 당연히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매장을 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마커에 따르면 회사 온라인 쇼핑몰 트래픽은 7월 중(1일~23일) 6월 동기간 대비 14%, 5월 동기간 대비 28% 가량 증가했으며 매출 역시 일본 불매운동 시작 이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슈마커의 경우 수장을 맏고 있는 안영환 대표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더 큰 관심을 받는 모양새다.
2002년 ABC마트코리아를 창업한 안 대표는 2011년까지 10년 동안 한국 시장 론칭 및 성공을 이끌었다. 그러나 일본 본사와 지분 갈등 등을 겪으며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후 일본 본사 측에서 안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각종 소송은 무혐의로 판결났다.
안 대표는 ABC마트를 떠난 후 1999년 설립된 한국 토종 브랜드 슈마커를 인수, 2016년부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슈마커는 안 대표 취임 후 ABC마트에 이은 신발 유통 분야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일본 브랜드와 한국 브랜드의 시장 내 위치 변화는 다양한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많은 인기를 누렸던 일본 브랜드 '데상트'가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부 백화점 기준으로 50% 가량의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
패션 분야에서도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브랜드가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브랜드인 '프로스펙스', '탑텐' 등의 브랜드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일본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국내 브랜드들이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며 "현재 국내 브랜드들은 이번 소비자들의 관심이 불매운동 여파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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