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초고층 건물이 가장 많은 부산 해운대구가 고층 빌딩 사이에서 발생하는 돌풍인 '빌딩풍' 피해를 예방하고 대응책을 찾기 위한 연구에 나섰다.
26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빌딩풍이 도시의 신종 재난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빌딩풍 피해 예방 대책을 찾는 학술연구 용역'을 한국재정분석연구원에 맡겨 진행 중이다. 태풍이나 강풍 등 재난 발생 때 빌딩풍이 어떤 피해를 주는지를 집중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빌딩풍에 의한 재해유발 기준과 구역별 피해 영향권을 설정하고 저감 대책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용역 결과는 올 연말에 나올 예정이다.
해운대구는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이 28개 동(올해 말 완공되는 엘시티 건물 3개 동 포함)이나 있어 전국에서 초고층 건물이 가장 밀집한 지역이다. 현재 국내에는 고층 건물을 짓더라도 빌딩풍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규정한 법은 없다.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는 일정 높이 이상의 건물을 지을 때 빌딩풍 영향 평가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태풍 '콩레이'가 부산을 강타했을 때 공사 중이던 엘시티(랜드마크동 101층) 외벽 유리 1100여장이 강풍에 흔들린 크레인 와이어에 맞아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유리 파편들은 순식간에 200여m를 날아가며 인근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을 덮쳤고 해당 건물들의 유리 수백장도 파손되는 등 피해가 확산했다. 해운대구는 깨진 유리가 200여m를 날아간 것은 태풍 자체가 강력했던 탓도 있지만, 바람이 빌딩 사이를 통과하며 속도가 2∼4배까지 빨라지는 '빌딩풍 현상'이 더해져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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