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국민과자 새우깡이 48년 동안 원료로 쓰던 국산 꽃새우를 포기한다. 서해바다 오염이 심각해진 탓에 폐플라스틱 등 각종 폐기물이 섞인 새우가 납품되는 사례가 늘면서 식품 제조에 부적합하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새우깡에 주로 원료를 대던 전북 군산 지역 꽃새우 어민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6일 군산연안조망협회에 따르면 꽃새우 1상자(14~15kg)의 가격이 2만7000~2만8000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한때 꽃새우 1상자의 가격은 9만원에 달했다. 꽃새우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농심의 새우깡 주원료를 수입산으로 바꾼 것이 꼽히고 있다. 농심은 연간 군산 꽃새우를 300~500t가량 구매해 새우깡을 만들었다. 이는 군산 꽃새우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규모다. 농심이 군산 꽃새우를 수입산으로 변경하면서 군산 꽃새우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농심은 3년 전부터 국산과 미국산 새우를 각각 50%씩 사용해왔다. 농심은 매년 6월 연간 쓸 새우를 구매했는데,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국산 새우 구매 움직임이 없다. 농심은 품질과 식품안전 문제 때문에 국산 새우 대신 수입산을 택했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서해 바닷속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생물새우 원료에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이 섞여 나오는 사례가 해가 갈수록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 제조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과 소비자 안전"이라며 국산 새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 어민들은 저인망식 어업으로 꽃새우를 채취하기 때문에 바다 밑에 깔린 폐기물이 어망에 섞여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은 중간 수심에서 그물을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꽃새우를 낚아 상대적으로 원물 상태가 깨끗하다고 농심은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연말이면 재고로 비축한 국산새우가 모두 소진된다"며 "내년부터는 100% 미국산 새우를 사용해 새우깡을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1971년 12월 출시 이후 48년만에 국산새우를 넣은 새우깡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디지털뉴스국 유정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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