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치매 원인 `뇌 속 노폐물` 배출 경로 찾았다
입력 2019-07-25 11:19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이 형광 조영제를 활용해 촬영한 뇌 하부 뇌막 림프관(녹색)과 뇌 속 노폐물이 담긴 뇌척수액(적색). 젊은 생쥐(왼쪽)는 뇌막 림프관을 통해 뇌척수액이 잘 빠져나가는 반면, 늙은 생쥐(오른쪽)의 경우 뇌막 림프관이 꼬이면서 뇌척수액 배출이 원활히 되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하는 뇌 속 노폐물이 뇌 밖으로 배출되는 주요 경로를 처음으로 밝혔다. 퇴행성 뇌질환의 예방과 치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장(KAIST 특훈교수) 연구진은 뇌의 노폐물을 담은 뇌척수액을 밖으로 배출하는 주요 통로가 뇌 하부에 위치한 뇌막 림프관으로 확인됐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25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고 단장은 "기존에는 뇌의 노폐물이 담긴 뇌척수액이 뇌 상부에 위치한 거미막융모를 통해 정맥굴(혈관)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그 통로가 너무 작아 다른 경로가 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며 "뇌막 림프관은 뇌척수액의 주요 배출 경로일 뿐만 아니라 노화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붓고 뇌척수액 배출 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뇌에서는 대사활동의 부산물로 노폐물이 생성돼 뇌척수액을 통해 중추신경계 밖으로 배출된다. 이때 베타(β)-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과 같은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뇌에 축적되면 기억력 등 뇌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딱딱한 머리뼈 속에서 다른 혈관들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뇌막 림프관을 관찰하기 위해 뇌척수액에 형광물질을 주입해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뇌 상부와 하부 뇌막 림프관의 구조가 서로 다르며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이 뇌에 쌓인 노폐물 등을 밖으로 배출하는 주요 배수구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특히 3개월 령(청년기)의 어린 쥐와 24개월 령(노년기)의 늙은 쥐를 비교한 결과, 나이가 들수록 뇌막 림프관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뇌막 림프관이 제 기능을 못할 경우 뇌 노폐물이 잘 배출되지 못해 퇴행성 뇌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 단장은 "앞으로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배수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제를 개발하면 새로운 퇴행성 뇌질환 치료방법의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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