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일본에서 발생한 한국인 여성 박꽃수레씨(실종 당시 42세) 실종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30대 한국인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불구속 입건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년 전 일본에서 거주하던 중 사라진 박씨와 박씨에 앞서 일본에서 실종됐다 숨진채 발견된 한국인 남성 김영돈씨(사망 당시 28세)를 살해한 혐의로 A씨(38)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일본에서 유학을 하다 2차례 결혼을 했다. 첫번째 이혼 후 만난 2번째 일본인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살다가 2016년 7월 일본 후쿠시마현 자택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일본 경찰은 박 씨가 사라지기 직전인 같은 해 7월 6일 박 씨 자택 주변 고속도로 톨게이트 CCTV에 찍힌 차량에 박 씨와 과거 연인 사이이던 A 씨가 함께 타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는 현재까지 확인된 박 씨의 마지막 모습으로 일본 경찰은 A 씨를 용의선상에 올려 수사했다. 하지만 박 씨 실종과 관련한 직접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사기 등 다른 혐의로만 처벌했다.
이후 경찰은 일본 경찰로부터 A 씨에 대한 수사 자료를 넘겨받아 살펴보던 중 A 씨가 박 씨에게 2011∼2012년 사이 보낸 편지에서 "이제부터 영돈이 일은 잊어버리고…"라고 적은 부분을 발견했다. 편지에서 언급한 제3의 인물 김영돈씨는 A 씨의 지인으로 일본 유학 중이던 2008년 10월 실종됐다가 2010년 6월 미야기현의 한 대나무숲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김 씨 실종전 평소 씀씀이와 달리 수백만 원을 인출하고, 김 씨와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던 것은 물론 마지막으로 휴대전화 통화를 했다는 사실도 찾아냈다.
경찰은 A 씨가 박 씨와 김 씨 두 사람을 모두 살해한 것으로 보고 그간 다뤄오던 실종사건을 살인사건으로 전환해 지난해 6월 한국에 들어온 A 씨를 살인 등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수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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