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 3위.' 바이오·제약업계의 신성, 신라젠의 현 위치다. 3년 전까지 이름마저 생소했던 신라젠은 바이오제약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신라젠이 투자자들의 뇌리에 강하게 자리 잡은 시기는 2017년이다. 그해 신라젠 주가는 1만3250원에 시작해 9만3500원까지 치솟으며 마감됐다. 장중 기준으로는 15만23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라젠의 '펙사벡'이 암 치료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열광했다.
최근 분위기는 밝지만은 않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었다. 대형 제약사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 취소가 있었고, 에이치엘비의 임상 결과는 목표에 못 미쳤다. 투자자들은 바이오주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신라젠 주가 역시 하락을 피할 수는 없었다. 임상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재무 여력에 대한 의문도 나타났다.
23일 송명석 신라젠 부사장(CFO)은 매일경제와 만나 펙사벡 간암 임상 종료까지 자금이 부족할 위험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기업공개(IPO) 당시 조달한 1500억원의 자금만으로도 3상을 마치는 데 문제가 없고, 올해 들어 전환사채(CB) 발행으로 1100억원을 확보한 만큼 추가 자금 조달 또한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송 부사장은 "펙사벡 간암 임상 종료까지 향후 소요될 비용은 578억원 수준으로 보인다"며 "IPO 자금 가운데 남아 있는 900여억 원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현금성 자산은 203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임상 종료까지 자금이 부족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발행한 CB자금은 유방암과 두경부암, 간 전이암 등을 대상으로 한 펙사벡 병용시험과 신규 파이프라인과 제2연구소 설치에 투자될 계획이다. 송 부사장은 "CB 발행 자금으로는 덩어리가 있는 고형암에 대해 면역관문억제제와 펙사벡을 병용 사용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라며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판교에 제2연구소도 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송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 4명은 각각 신라젠 주식 1000주씩을 사들였다. 지난 5일 신현필 신라젠 전무가 보유 주식 16만7777주를 모두 매도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데 대한 대처다. 송 부사장은 신라젠이 성과를 내기 전까지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시장에서 신라젠의 임상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점을 알고 있다. 지분 매입은 임상에 문제없다는 말에 책임을 지는 의미"라며 "공이 있을 때 성과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는게 맞는다. 그런 의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때까지는 스톡옵션 행사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임상 과정에서도 성과가 좋을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송 부사장은 밝혔다. 송 부사장은 특히 신장암에 사용하는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 임상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리제네론과 사노피를 유력한 기술수출 대상으로 꼽았다. 이들 회사는 해당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펙사벡 병용 데이터가 좋을 경우, 시장 주도를 위해 적극적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라젠의 펙사벡 간암 임상 3상은 2020년 종료될 예정이다. 2021년부터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관심은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펙사벡 임상 3상 무용성 평가에 모아지고 있다. 펙사벡과 넥사바를 함께 투여한 집단이 넥사바를 단독으로 투여한 집단에 비해 얼마나 위험요소가 줄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후 리제네론과 병용 시험 중인 신장암, 미국 국립암센터와 병용 시험 중인 대장암 순으로 임상 결과가 하나둘 나올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 간암 치료제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신장암과 대장암 치료제 시장규모는 각각 4조4000억원과 8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송 부사장은 "간암 대상으로 한 임상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병용요법을 통해 펙사벡의 효능을 증명해가는 과정에 있다"며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8월 예정된 무용성 평가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데이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시장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분위기는 밝지만은 않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었다. 대형 제약사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 취소가 있었고, 에이치엘비의 임상 결과는 목표에 못 미쳤다. 투자자들은 바이오주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신라젠 주가 역시 하락을 피할 수는 없었다. 임상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재무 여력에 대한 의문도 나타났다.
23일 송명석 신라젠 부사장(CFO)은 매일경제와 만나 펙사벡 간암 임상 종료까지 자금이 부족할 위험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기업공개(IPO) 당시 조달한 1500억원의 자금만으로도 3상을 마치는 데 문제가 없고, 올해 들어 전환사채(CB) 발행으로 1100억원을 확보한 만큼 추가 자금 조달 또한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송 부사장은 "펙사벡 간암 임상 종료까지 향후 소요될 비용은 578억원 수준으로 보인다"며 "IPO 자금 가운데 남아 있는 900여억 원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현금성 자산은 203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임상 종료까지 자금이 부족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발행한 CB자금은 유방암과 두경부암, 간 전이암 등을 대상으로 한 펙사벡 병용시험과 신규 파이프라인과 제2연구소 설치에 투자될 계획이다. 송 부사장은 "CB 발행 자금으로는 덩어리가 있는 고형암에 대해 면역관문억제제와 펙사벡을 병용 사용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라며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판교에 제2연구소도 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송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 4명은 각각 신라젠 주식 1000주씩을 사들였다. 지난 5일 신현필 신라젠 전무가 보유 주식 16만7777주를 모두 매도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데 대한 대처다. 송 부사장은 신라젠이 성과를 내기 전까지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시장에서 신라젠의 임상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점을 알고 있다. 지분 매입은 임상에 문제없다는 말에 책임을 지는 의미"라며 "공이 있을 때 성과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는게 맞는다. 그런 의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때까지는 스톡옵션 행사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임상 과정에서도 성과가 좋을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송 부사장은 밝혔다. 송 부사장은 특히 신장암에 사용하는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 임상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리제네론과 사노피를 유력한 기술수출 대상으로 꼽았다. 이들 회사는 해당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펙사벡 병용 데이터가 좋을 경우, 시장 주도를 위해 적극적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라젠의 펙사벡 간암 임상 3상은 2020년 종료될 예정이다. 2021년부터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관심은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펙사벡 임상 3상 무용성 평가에 모아지고 있다. 펙사벡과 넥사바를 함께 투여한 집단이 넥사바를 단독으로 투여한 집단에 비해 얼마나 위험요소가 줄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후 리제네론과 병용 시험 중인 신장암, 미국 국립암센터와 병용 시험 중인 대장암 순으로 임상 결과가 하나둘 나올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 간암 치료제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신장암과 대장암 치료제 시장규모는 각각 4조4000억원과 8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송 부사장은 "간암 대상으로 한 임상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병용요법을 통해 펙사벡의 효능을 증명해가는 과정에 있다"며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8월 예정된 무용성 평가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데이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시장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