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사를 반성하는 일본 시민단체가 20년째 한국을 찾아 사죄 행사를 열었다.
일본인과 재일 교포로 구성된 시민단체 'NO MORE 왜란 실행위원회'는 22일과 23일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과 경남을 방문했다. 이들은 22일 첫 일정으로 부산시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다. 실행위원회 가와모토 요시아키 대표는 소녀상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실행위원회 측은 "요시아키 대표가 상처를 받으신 할머니들께 사죄드리는 마음으로 무릎을 꿇었다"고 전했다. 실행위원회 측은 최근 한일 관계 경색이 일본의 그릇된 역사 인식에서 비롯됐다며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어 부산 남구에 있는 민족과 여성 역사관을 방문하고, 경남 거제시 칠천량 해전 공원을 찾았다. 칠천량 해전은 조선 시대 정유재란 때 원균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이 칠천량에서 일본 수군과 벌인 해전을 말한다.
'NO MORE 왜란 실행위원회'는 일본에서 인권운동을 펼친 고 최창화 목사의 뜻을 이어받아 1992년 결성됐다. 최 목사는 생전 '일본이 임진왜란 후 조선 침략을 진정으로 반성했더라면 근대 일본의 침략사는 없었을 것'을 강조해 왔다. 1992년 첫 집회를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침략하려고 규슈 사가현 앞바다에 쌓은 나고야 성터에서 열며 주목받았다. 단체에는 일본 근대사 연구가, 목사, 시민단체 대표, 교사, 인권운동가, 학생 등이 참여하고 있다. 2000년부터는 부산, 여수, 남원, 통영, 진주 등 한국에 있는 임진왜란 유적지를 매년 답사하면서 임진왜란을 반성하고 일본의 침략 정책을 비판해왔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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