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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투 6600억 유상증자…6번째 초대형IB `준비 완료`
입력 2019-07-22 17:45  | 수정 2019-07-22 20:01
신한금융투자가 6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이번 증자로 초대형 IB 지정 기준 커트라인인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11월 금융당국에 초대형 IB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국내에서는 여섯 번째가 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신한금융투자는 66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 납일일은 오는 25일, 신주교부 예정일은 다음달 9일이다. 비상장인 신한금융투자는 신한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이번 유상증자액 전액을 모회사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신한지주 이사회에서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두 달간 준비 과정을 거쳤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그룹의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와 정부의 혁신성장 노력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지난 두 달여 동안 신한지주와 긴밀히 협업해 왔다"며 "신한금융그룹은 신한금융투자를 그룹 내 자본시장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이번 증자 배경을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5일 납입이 이뤄지고 나면 자기자본 규모가 4조87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은 금융당국의 초대형 IB 지정 기준이다. 초대형 IB가 되면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해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데, 인가를 얻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배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어 자금 조달 능력이 비약적으로 강화된다.

현재 초대형 IB를 충족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5개사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3개사가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직후인 올해 11월에는 금융당국에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금융당국 인가가 난 뒤인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자는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을 강조하는 신한금융지주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은 1위 금융지주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서 최근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자본시장을 잘 아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육성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며 "지주 이사회에 IB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고 자본시장 경험이 있는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하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증자 이후 신한금융투자는 비은행 부문 수익 창출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GIB(그룹앤드글로벌IB) 사업 헤드쿼터를 맡아 이익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신한금융투자 당기순이익은 2016년 1154억원에서 지난해 2513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4.2%에서 7.6%로 껑충 뛰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국내 증권사 중 ROE 기준 3위에 해당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증자에 앞서 조직 개편을 선제적으로 단행하며 초대형 IB로 도약할 준비를 해왔다. 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GIB 영업조직을 3개 본부에서 5개 본부로 확장하고,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한 경영지원그룹을 신설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그룹의 긴밀한 협조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초대형 IB 청사진을 마련했다"며 "여섯 번째 초대형 IB 변신을 통해 자본시장 판도를 재편하고 그룹 내 자본시장 허브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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