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벌이 총력 北, 여행박람회 가고 관광객 유치 안간힘

북한이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대북제재가 계속되면서 북한 내 유통되는 외화가 부족해졌고 이를 메우기 위한 창구로 관광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2일 코트라(KOTRA) 베트남 호치민무역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앞서 지난 3월 북미정상회담 직후 베트남 여행산업 박람회인 '2019 베트남 국제트레블마트(Vietnam International Travel Mart)'에 참가했습니다. 박람회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렸으며 북한이 베트남 여행 박람회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무역관은 소개했습니다.
북한에서는 관광청 소속 국영 여행사인 북한국제여행사(KITC)가 참가했습니다. 북한국제여행사는 북한 주요 관광지 홍보를 위한 사진과 책자를 전시했습니다.
또 북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베트남 관광협회(VITA)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북한 관광정보 제공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하노이 무역관은 "양측은 하노이와 북한 직항 노선 개통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직항 노선이 생기면 기존의 베이징을 경유하는데 걸리는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북한의 베트남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베트남에서 북한 패키지 여행이 재개됐다고 합니다. 호찌민시에 위치한 사이공투어리스트라는 여행사는 베트남 다낭에서 출발하는 5박 6일 북한여행 상품을 내놓았고, VYC 여행사 역시 2주 간격으로 호찌민시에서 출발하는 4박 5일 북한여행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무역관은 "다만 북한 여행 상품 가격은 한국 여행 상품 가격 대비 2배 이상 비싸며 직항 노선이 없고 북한 정부의 엄격한 감독과 통제, 장기 구금 위험성 등의 우려 때문에 수요는 한정적"이라고 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북한 최대 국영여행사인 '조선국제여행사'의 일본 공식 대리점 중 하나인 'Three O Seven'사는 지난 2018년 초에 북한 여행 업무를 일시 중단한 바 있지만 최근 여행상품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후쿠오카 무역관은 "해당기업이 운영하는 블로그는 올해 6월초부터 북한의 대표적인 관광객 유치 콘텐츠인 북한 매스게임 홍보글을 게재했다"면서 "이와 연계한 여행상품 판매도 재개하는 등 북한 여행 대행 업무가 정상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대외매체 등을 통해 7월 하순부터 11월말까지 금강산관광이 진행될 것이라고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또 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점사업인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삼지연군, 양덕온천지구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지속되면서 외화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이 공백을 메울 창구가 필요한 현 상황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북제재 등으로 외부에서 유입되는 달러·위안화 등 외화가 줄어들고 있다"며 "그 영향으로 주민들이 쓰는 달러가 고갈되고 북한 원화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도는 외화량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북한 화폐 사용이 늘고 환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며 "2013년도 하반기 북한 환율과 현재 환율이 같은 수준이다. 현재 북한 원화를 시장에서 쓸 수 있을 정도로 가치가 회복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정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