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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의 명암-上] 레몬마켓 불명예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9-07-22 13:58  | 수정 2019-07-22 13:58
인증 중고차를 정비하는 모습. [사진 제공 = 현대캐피탈 홈페이지 캡처]

자동차 품질 향상과 더불어 합리적인 소비 지향 문화로 중고차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자동차 이전등록 대수는 2007년 185만3772대에서 2018년 377만107대로 10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했다. 중고차의 경우 신차와 비교할 때 성능은 큰 차이가 없지만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하지만 이런 급성장 이면에는 그림자도 있다. 시장의 성숙도가 함께 따라주지 못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허위매물 출현과 고금리 금융 구조 등의 대표적이다. 두 차례 거쳐 중고차 시장의 명(明)과 암(暗)을 살펴본다.[편집자주]
22일 캐피탈 업계 등에 따르면 합리적인 중고차 구매를 위한 다양한 플랫폼과 플레이어 등장으로 중고차 시장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프리미엄 차량을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와 '헤이딜러(온라인 내차 팔기 서비스)' 등 중고차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고차 구매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 중고차 금융의 다양화도 성장을 뒷받침했다.
미국 등 중고차 유통 선진국과 달리 국내 중고차 시장은 가파른 성장에 비해 성숙도(투명성)는 그리 높지 않다. 중고차 시장은 판매자와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으로 질 낮은 물건이 많이 유통된다는 의미로 '레몬마켓'으로 불린다. 허위 매물이나 자동차 정보 조작, 알선 수수료 등 부가적인 비용 청구로 소비자에게 정보 비대칭이 심한 시장이다.
특히 중고차금융을 이용하는 경우 금융을 중개해 주는 제휴점이 참여하고 주도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다. 제휴점이 금융회사에서 높은 수수료를 받기 위해 소비자에게 고금리의 금융(중고차 구입 자금 대출)을 권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게다가 일부 금융사는 특정 중고차 매매단지에 투자하고 해당 단지에서는 자사 금융 이용을 강권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기도 한다.
이처럼 중고차 시장은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성숙도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급격한 성장 이면에는 시장 참여자간의 과열된 경쟁으로 빚어진 부작용이 자리 잡았다.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오픈 마켓에서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지만 시장의 성장에 기대 우후죽순 생겨난 플랫폼들은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경쟁 과열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미 팔렸거나 없는 매물을 등록하고 다른 차량을 소개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중고차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정보 탐색이다. 중고차 플랫폼의 광고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소비자가 직접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가 사실과 다르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보험개발원 홈페이지의 사고이력 조회를 통해 보험 처리한 사고 이력과 수리 금액을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동차등록원부를 통하면 차량이 출고된 시점부터의 차량 소유자와 저당 내용, 가압류 여부까지 알 수 있다. 만약 허위매물이 우려된다면 '마이마부'나 '카바조'와 같은 차량 구매 대행업체를 통해 전문가와 함께 구매할 수도 있다.
시세보다 싼 차량만 선호한다면 수리비용 등으로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될 수 있다. 이에 차량의 품질을 보증하는 인증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 수입차 브랜드와 자동차 금융사인 현대캐피탈이 운영하는 인증 중고차가 믿을 수 있는 차량과 투명한 가격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증 중고차는 단순 차량 가격만 비교했을 때는 일반 중고차보다 비쌀 수 있지만 품질 보증과 서비스를 감안하면 결코 높은 가격이 아니다. 인증 중고차에는 '신뢰'라는 프리미엄이 담겨 있기에 불투명한 중고차 시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일부 금융회사는 허위매물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KB캐피탈은 허위매물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 자사 플랫폼 'KB차차차'에서 허위매물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해 초 출시한 '내 차 시세 조회' 서비스에 이어 조회한 중고차 가격으로 바로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 '내 차 팔기' 서비스를 오픈, 중고차 가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중고차금융을 이용한다면 금융사별 금리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금융사에 따라 제공하는 금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금리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되는데, 중개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도 일정 부분을 차지한다. 중개수수료가 낮을수록 소비자의 금리가 내려가기 때문에 중개인은 고금리 상품을 권유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소비자가 직접 금융사를 비교하고 결정하는 것이 때론 유리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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