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최종 투표율은 48.80%에 그치면서 3년 전 참의원 선거 당시 54.7%를 크게 밑돌았다. 일본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방증이라고 교도통신은 해석했다. 참의원 선거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한 것은 사상 최저 투표율(44.5%)을 기록했던 1995년 이후 24년 만이다.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태풍 5호 '다나스'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선거 전날인 20일 나가사키현과 고토 열도, 쓰시마섬 등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호우 특별경고'가 내려졌었다. 투표 당일인 21일 오전에도 규슈 지역에 시간당 90㎜의 폭우가 쏟아졌다.
지방 선거와 참의원 선거가 겹친 것도 투표율이 낮은 이유로 분석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방선거와 참의원 선거가 겹칠 때는 선거를 마친 지방의원들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지지자들의 투표 동기도 약해져 투표율이 저하되기 쉽다"면서 "1995년 선거 때도 두 선거가 겹쳐 투표율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젊은 유권자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도 투표율이 저조한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일본 정부는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젊은 유권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20·30세대를 겨냥한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벌였었지만, 효과는 미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한국의 '부재자 투표'처럼 선거일 전에 미리 투표하는 '기일 전 투표'율은 사상 최고였다. 총무성에 따르면 선거 유세가 시작된 4일부터 20일까지 기일 전 투표를 한 사람은 등록 유권자의 16%가량인 약 1706만명이었다. 3년 전 참의원 선거 때(1598만 명)보다 약 108만 명 늘었다.
124석이 걸린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57석, 공명당 14석으로, 연립 여당이 71석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두 당이 기존에 갖고 있던 70석과 합치면 141석으로 참의원 전체 의석의 과반인 123석을 훌쩍 뛰어넘는다. 하지만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164석) 확보에는 미치지 못했다. 일본을 '전쟁 가능한 나라'로 만들려는 아베 총리의 개헌안 추진에는 난관이 예상된다.
[디지털뉴스국 유정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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