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트레이 힐만(56)은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1985년부터 3년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선수로 뛰었던 그는 1988년 인디언스 스카웃으로 야구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했다. 1990년 뉴욕 양키스로 적을 옮겨 마이너리그 지도자를 맡으며 2001년까지 함께했다.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 육성 책임을 거쳐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 감독을 맡았고, 이후 캔자스시티 로열즈 감독(2008-2010), 다저스 코치(2010-2013), 휴스턴 애스트로스 코치(2014-2016)를 거쳐 2017년부터는 한국프로야구 SK와이번스 감독을 맡았다. 2018년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그는 이번 시즌 다저스 시절 함께한 돈 매팅리 감독을 따라 마이애이 말린스 코치로 합류했다.
미국과 일본, 한국 3개국에서 모두 감독 경험을 한 유일한 지도자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유일한 감독이기도 하다.
"나는 떠났지만, 계획은 남았다."
지난 21일(한국시간) 다저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힐만 마이애미 코치는 "모든 SK 가족들, 팬, 멋진 관중들이 그립다. 인천은 날씨도 정말 좋았다. 경기장(문학야구장)도 늘 떠올린다. 밖을 보면 엄청나게 큰 전광판에 팬들이 가득 잡혔다"며 SK 감독 시절을 회상했다.
양키스에서 오랜 기간 마이너리그 지도자를 맡으며 양키스의 성공을 경험했던 그는 스카우트, 선수 육성 등 전반적인 선수 관리 시스템을 SK에 새롭게 도입하고자 했고, 이것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힐만은 떠났지만, 그가 남겨놓은 시스템은 그대로 남아 있고, SK는 리그 선두를 질주중이다. 그는 "계속해서 좋은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자랑스럽다"며 SK가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말했다.
"나는 가족 문제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그들이 새로운 계획에 대해 많은 자신감을 갖고 있어 행복하다. 여전히 많은 성공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그렇다. 내가 미국에서 도입한 새로운 계획이 통하고 있고, 더 나은 구단이 됐다. 구단주부터 프런트, 염경엽 감독, 새로운 단장이 계속해서 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 했던 것보다 더 빠른 시간에 시스템이 정착했다. 일본에서 경험했던 실패들을 거울삼았다"며 한국에서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시스템이 안착됐다고 전했다. "시간이 지나고 다른 팀에서 봤을 때 와, 정말 멋지다. 우리도 해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기를 원한다"며 그가 가져온 것들이 한국프로야구 전체에 정착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KBO 총재가 도움을 요청하면 돕겠다"
한국프로야구는 지금 위기다. 경기장 안팎에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과 미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감독을 맡았던 그에게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한국프로야구가 될 수 있을지 의견을 구했다.
그는 "모든 영역에서 완벽함을 추구해야 한다"며 리그 관계자들의 노력을 주문했다. "팬들을 어떻게 대할 것이며(팬서비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올지(마케팅)를 고민해야 한다. 그라운드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 더 좋은 필드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장비는 최고 수준이다. 더 나아질 수가 없다. 그러나 필드나 마운드의 관리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개선해야 할 점을 지적했다.
심판 판정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만약 메이저리그와 같은 수준의 심판을 원한다면, 더 많이 공유를 해야한다. 메이저리그 심판을 초청해 클리닉을 열고 정보를 나누는 방법도 있다. KBO에서 메이저리그 규정을 적용하기를 원한다면, 규정이 어떻게 명시되어 있는지,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어떻게 시행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홈플레이트에서 어떤 슬라이딩은 괜찮고, 어떤 슬라이딩은 괜찮지 않은지, 2루 네이버후드 플레이는 어떤지, 마운드 방문 횟수 제한이나 경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노력 등 이런 모든 것들을 모여서 정보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논의해야 한다. 그러면 모두의 시스템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와 더 많은 교류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그 교류의 적임자라 할 수 있다. 그도 이를 인정했다. "내가 메이저리그를 대표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일본이나 한국의 프로야구 커미셔너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오프시즌 기간에라도 찾아 갈 의사가 있다. 어떤 것이든 야구에 도움이 된다면, 야구의 오락적 가치를 키우고 선수, 코치, 프런트, 그리고 특히 팬들이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면 나는 기꺼이 할 것"이라며 교류에 앞장설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켈리의 성공, 자랑스럽다
그는 이미 한국과 미국의 인적 교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번 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한 우완 투수 메릴 켈리의 이적 과정에서 많은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만은 "정말 자랑스럽다"며 SK에서 함께 한 켈리의 성공을 반겼다. "그는 한국을 성장하는 무대로 활용했다. 성숙한 투수가 됐고, 메이저리그에서 경쟁할 수 있을만큼 성장했다. 그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에 대해 물어보는 이들에게 아주 강하게 추천을 했다. 내 평가가 옳았다는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그가 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국과 일본, 미국 프로야구의 현장을 모두 경험한 힐만은 이미 야구 교류에서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야구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레이 힐만(56)은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1985년부터 3년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선수로 뛰었던 그는 1988년 인디언스 스카웃으로 야구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했다. 1990년 뉴욕 양키스로 적을 옮겨 마이너리그 지도자를 맡으며 2001년까지 함께했다.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 육성 책임을 거쳐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 감독을 맡았고, 이후 캔자스시티 로열즈 감독(2008-2010), 다저스 코치(2010-2013), 휴스턴 애스트로스 코치(2014-2016)를 거쳐 2017년부터는 한국프로야구 SK와이번스 감독을 맡았다. 2018년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그는 이번 시즌 다저스 시절 함께한 돈 매팅리 감독을 따라 마이애이 말린스 코치로 합류했다.
미국과 일본, 한국 3개국에서 모두 감독 경험을 한 유일한 지도자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유일한 감독이기도 하다.
"나는 떠났지만, 계획은 남았다."
지난 21일(한국시간) 다저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힐만 마이애미 코치는 "모든 SK 가족들, 팬, 멋진 관중들이 그립다. 인천은 날씨도 정말 좋았다. 경기장(문학야구장)도 늘 떠올린다. 밖을 보면 엄청나게 큰 전광판에 팬들이 가득 잡혔다"며 SK 감독 시절을 회상했다.
양키스에서 오랜 기간 마이너리그 지도자를 맡으며 양키스의 성공을 경험했던 그는 스카우트, 선수 육성 등 전반적인 선수 관리 시스템을 SK에 새롭게 도입하고자 했고, 이것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힐만은 떠났지만, 그가 남겨놓은 시스템은 그대로 남아 있고, SK는 리그 선두를 질주중이다. 그는 "계속해서 좋은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자랑스럽다"며 SK가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말했다.
"나는 가족 문제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그들이 새로운 계획에 대해 많은 자신감을 갖고 있어 행복하다. 여전히 많은 성공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그렇다. 내가 미국에서 도입한 새로운 계획이 통하고 있고, 더 나은 구단이 됐다. 구단주부터 프런트, 염경엽 감독, 새로운 단장이 계속해서 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 했던 것보다 더 빠른 시간에 시스템이 정착했다. 일본에서 경험했던 실패들을 거울삼았다"며 한국에서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시스템이 안착됐다고 전했다. "시간이 지나고 다른 팀에서 봤을 때 와, 정말 멋지다. 우리도 해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기를 원한다"며 그가 가져온 것들이 한국프로야구 전체에 정착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감독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는 힐만 감독. 사진= MK스포츠 DB
"KBO 총재가 도움을 요청하면 돕겠다"
한국프로야구는 지금 위기다. 경기장 안팎에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과 미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감독을 맡았던 그에게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한국프로야구가 될 수 있을지 의견을 구했다.
그는 "모든 영역에서 완벽함을 추구해야 한다"며 리그 관계자들의 노력을 주문했다. "팬들을 어떻게 대할 것이며(팬서비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올지(마케팅)를 고민해야 한다. 그라운드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 더 좋은 필드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장비는 최고 수준이다. 더 나아질 수가 없다. 그러나 필드나 마운드의 관리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개선해야 할 점을 지적했다.
심판 판정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만약 메이저리그와 같은 수준의 심판을 원한다면, 더 많이 공유를 해야한다. 메이저리그 심판을 초청해 클리닉을 열고 정보를 나누는 방법도 있다. KBO에서 메이저리그 규정을 적용하기를 원한다면, 규정이 어떻게 명시되어 있는지,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어떻게 시행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홈플레이트에서 어떤 슬라이딩은 괜찮고, 어떤 슬라이딩은 괜찮지 않은지, 2루 네이버후드 플레이는 어떤지, 마운드 방문 횟수 제한이나 경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노력 등 이런 모든 것들을 모여서 정보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논의해야 한다. 그러면 모두의 시스템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와 더 많은 교류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그 교류의 적임자라 할 수 있다. 그도 이를 인정했다. "내가 메이저리그를 대표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일본이나 한국의 프로야구 커미셔너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오프시즌 기간에라도 찾아 갈 의사가 있다. 어떤 것이든 야구에 도움이 된다면, 야구의 오락적 가치를 키우고 선수, 코치, 프런트, 그리고 특히 팬들이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면 나는 기꺼이 할 것"이라며 교류에 앞장설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힐만은 SK 감독 재임 시절 김보성으로 변신해 팬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사진= SK와이번스 제공
켈리의 성공, 자랑스럽다
그는 이미 한국과 미국의 인적 교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번 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한 우완 투수 메릴 켈리의 이적 과정에서 많은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만은 "정말 자랑스럽다"며 SK에서 함께 한 켈리의 성공을 반겼다. "그는 한국을 성장하는 무대로 활용했다. 성숙한 투수가 됐고, 메이저리그에서 경쟁할 수 있을만큼 성장했다. 그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에 대해 물어보는 이들에게 아주 강하게 추천을 했다. 내 평가가 옳았다는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그가 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국과 일본, 미국 프로야구의 현장을 모두 경험한 힐만은 이미 야구 교류에서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야구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