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감원 시타델證 조사착수…`허수주문 의혹` 밝혀질까
입력 2019-07-21 17:35 
허수 주문을 통한 시세 조종 의혹에 휩싸인 미국계 시타델증권에 대해 금융감독원 조사기획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메릴린치를 통해 고빈도 매매를 주도한 시타델 홍콩지점에 대한 현장조사 등을 통해 이르면 연말께 결론에 이를 전망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조사기획국은 한국거래소 측에서 시세 조종 의혹 사건 자료를 넘겨받아 주범으로 지목된 시타델증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거래소가 내린 징계는 거래소 회원사인 메릴린치증권이 시타델 주문을 수행하면서 불공정 거래를 제어하지 못했다는 측면이라면 금감원 조사는 실제 주문을 낸 시타델 불공정 행위에 집중하는 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고빈도 매매에 대한 조사는 거래소와 금감원이 각각 병행해서 진행해왔다"며 "거래소가 회원사 문제점에 대해 보다 먼저 징계한 사례로, 시타델 부분은 금감원에서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타델이 국내에는 주소지가 없고 이번 사태는 홍콩지점에서 수행한 것으로 파악해 거래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필요시 홍콩지점에 대한 현장조사 등을 통해 불공정 거래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거래소는 메릴린치증권에 대해 시타델 주식 주문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대량 주문을 처리했다는 이유로 회원제재금 1억7500만원을 부과했다.

시장에서는 거래소에서 네 차례에 걸친 시장감시위원회 회의를 통해 불공정 거래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만큼 시타델에 대한 징계도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른 새로운 매매 방식이 불공정 거래인지는 최종적으로 법원 판단까지 인용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빈도 매매에 대한 첫 징계인 만큼 불공정 거래라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대상이 외국계인 점은 조사를 어렵게 하는 요소"라며 "수년 전 '스캘퍼' 사건이 검찰 기소로까지 이어졌지만 법원에서 무죄가 났던 만큼 행정처분과는 별개로 법원에서 인용될 정도의 증거와 법리를 완벽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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