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17년 9월 정비구역에서 직권해제한 성북3구역 재개발이 '기사회생'할 전망이다. 서울시가 역사문화를 보존한다며 주민투표도 없이 해제한 사직2구역 재개발에 대해 대법원이 지난 4월 직권해제 최종 무효 판결을 내린 데 이어 두 번째다. 법원이 서울시의 재개발 출구전략에 잇달아 제동을 걸며 '역풍'이 심해지지만 시는 정책 방향을 계속 고수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1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안종화)는 지난 12일 성북3구역 조합이 서울시와 성북구를 상대로 제기한 정비구역 해제고시 무효 소송 1심에서 조합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주문에서 "서울시의 2017년 10월 10일자 성북3구역 정비구역 해제고시와 같은 해 11월 9일자 성북구청의 성북3구역 조합설립인가 취소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면서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성북구 성북동 3-38 일대 성북3구역(6만7976㎡)은 2008년 8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이듬해 조합을 설립했고, 2011년 5월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았다. 이 구역은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노후화된 저층 단독·다가구주택이 밀집한 곳이다.
재개발을 통해 최고 11층 높이 53개동 총 819가구(분양 679가구·임대 140가구)아파트로 탈바꿈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3년 1월 성북구청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토지를 구역에서 제척해 정비계획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사업이 꼬였다. 조합 측은 구청 측 요구를 받아들여 2013년 3월 정비구역 변경 및 사업시행인가 변경을 신청했으나, 서울시와 성북구는 뚜렷한 이유 없이 승인 여부 결정을 3년 이상 미뤘다.
이후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의 정책방향에 따라 2단계 뉴타운 출구전략을 추진하면서 2016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정비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의 3분의 1 이상이 요청하고 주민투표에서 사업 찬성률이 과반이 되지 못하면 시장이 직권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한시적 조례를 만들었다.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본래 정비구역 해제는 토지 등 소유자의 과반이 요청하고 주민투표에서 반대표가 50% 이상이어야 가능한데, 해제 기준을 크게 완화한 것이다. 결국 2017년 1월 토지 등 소유자 593명 가운데 206명이 구역해제신청서를 접수시켰고, 주민투표에서 사업 찬성률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는 이유로 시는 2017년 10월 정비구역 직권해제를 결정했다.
시는 정당한 행정절차라 주장했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성북3구역 재개발사업 지연이 서울시와 성북구의 납득하기 힘든 행정절차 지연으로 인한 것이고, 주민 찬반투표에서 사업 찬성률이 과반이 되지 못한 것도 사업 추진이 지체된 데 따른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행정기관의 고의지연 과실을 인정한 셈이다. 서울시 법무 담당자는 "항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4월 25일 서울시가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주민 의견도 묻지 않고 2017년 3월 일방적으로 직권해제한 사직2구역에 대해서도 최종 무효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성북3구역과 마찬가지로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자체 조례로 직권해제할 수 있는 임시 근거를 만들어 무리하게 구역 해제를 밀어붙인 것이다.
사직2구역 조합은 지난달 말 박 시장, 진희선 행정2부시장 등 시 담당자 4명을 상대로 2014년부터 2017년 3월까지 직위를 이용해 재개발 사업시행인가 승인권을 가진 종로구청장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는 등 직권남용을 했다며 대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과 함께 피소된 서울시의 한 국장급 담당자는 "변경인가 신청서를 보완하라고 했는데 조합이 제대로 안 했던 것"이라며 "(소송에) 잘 대응하면 별로 문제될 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가 없는 일을 행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죄를 말한다.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1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안종화)는 지난 12일 성북3구역 조합이 서울시와 성북구를 상대로 제기한 정비구역 해제고시 무효 소송 1심에서 조합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주문에서 "서울시의 2017년 10월 10일자 성북3구역 정비구역 해제고시와 같은 해 11월 9일자 성북구청의 성북3구역 조합설립인가 취소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면서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성북구 성북동 3-38 일대 성북3구역(6만7976㎡)은 2008년 8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이듬해 조합을 설립했고, 2011년 5월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았다. 이 구역은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노후화된 저층 단독·다가구주택이 밀집한 곳이다.
재개발을 통해 최고 11층 높이 53개동 총 819가구(분양 679가구·임대 140가구)아파트로 탈바꿈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3년 1월 성북구청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토지를 구역에서 제척해 정비계획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사업이 꼬였다. 조합 측은 구청 측 요구를 받아들여 2013년 3월 정비구역 변경 및 사업시행인가 변경을 신청했으나, 서울시와 성북구는 뚜렷한 이유 없이 승인 여부 결정을 3년 이상 미뤘다.
이후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의 정책방향에 따라 2단계 뉴타운 출구전략을 추진하면서 2016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정비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의 3분의 1 이상이 요청하고 주민투표에서 사업 찬성률이 과반이 되지 못하면 시장이 직권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한시적 조례를 만들었다.
시는 정당한 행정절차라 주장했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성북3구역 재개발사업 지연이 서울시와 성북구의 납득하기 힘든 행정절차 지연으로 인한 것이고, 주민 찬반투표에서 사업 찬성률이 과반이 되지 못한 것도 사업 추진이 지체된 데 따른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행정기관의 고의지연 과실을 인정한 셈이다. 서울시 법무 담당자는 "항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4월 25일 서울시가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주민 의견도 묻지 않고 2017년 3월 일방적으로 직권해제한 사직2구역에 대해서도 최종 무효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성북3구역과 마찬가지로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자체 조례로 직권해제할 수 있는 임시 근거를 만들어 무리하게 구역 해제를 밀어붙인 것이다.
사직2구역 조합은 지난달 말 박 시장, 진희선 행정2부시장 등 시 담당자 4명을 상대로 2014년부터 2017년 3월까지 직위를 이용해 재개발 사업시행인가 승인권을 가진 종로구청장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는 등 직권남용을 했다며 대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과 함께 피소된 서울시의 한 국장급 담당자는 "변경인가 신청서를 보완하라고 했는데 조합이 제대로 안 했던 것"이라며 "(소송에) 잘 대응하면 별로 문제될 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가 없는 일을 행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죄를 말한다.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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