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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뮤지컬 회사 첫 상장 추진
입력 2019-07-21 17:20 
공연과 뮤지컬에 특화된 기업이 한국 자본시장에서 처음으로 상장에 도전한다. 설도균 대표가 이끄는 '클립서비스'가 그 주인공이다. 클립서비스는 틈새시장 개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기업들의 투자도 이끌어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클립서비스는 대표 주간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한 뒤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코스닥에 입성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삼성증권은 회사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첫 번째 실사에 들어갔다.
클립서비스는 국내 1세대 뮤지컬 프로듀서인 설도윤 씨 동생 설도권 대표가 2000년 창업했다. 초기에는 뮤지컬 티켓 유통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홍보·마케팅, 투자, 배급 등으로 보폭을 넓혔다. 대중들에겐 '캣츠'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 킹' 등 라이선스 뮤지컬을 기획하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지난 4월에는 부산국제금융센터에 뮤지컬 전용극장(드림시어터)을 개관했다. 대구와 달리 대규모 공연장이 없는 지역이자, 위치상 해외 관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향후 글로벌 공연기획사와 네트워크를 맺고 주요 작품들에 대해 세계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모로 확보한 자금 역시 해외 진출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클립서비스는 문화·예술업계에서 '공연 관련 일은 무엇이든 다 하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사업 모델이 공연 시장 저변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우량 대기업들은 틈새시장을 개척한 클립서비스에 지분을 일찌감치 출자했다. 지난해 말 기준 CJ E&M은 보통주 지분 15.73%, 하나투어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지분 6.28%를 보유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KTB네트워크는 해외진출펀드와 문화콘텐츠펀드를 통해 투자했다. 이 회사는 지난 한 해 동안 매출액 289억원과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3%, 영업이익은 14%가량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은 연평균 4% 정도였다.
뮤지컬 회사가 상장에 나서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클립서비스가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한국 자본시장 저변은 한 단계 넓어질 전망이다. 주간사인 삼성증권은 공연업계 상장사가 없는 점을 감안해 북미,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비교 기업을 찾고 있다. 비교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의 주가 추이는 공모가 산정 시 중요한 참고 자료로 쓰인다. 시장 관계자는 "뮤지컬 관련 포트폴리오를 국내에서 가장 다양하게 갖춘 곳"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어떻게 펼치느냐가 향후 성장에 가장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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