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재용 한마디에…콘덴서 관련주 급등
입력 2019-07-16 17:59  | 수정 2019-07-16 20:3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 이후 비상계획 마련을 지시하자 일본 의존도가 높고 모든 전자제품에 쓰이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 부회장의 지시가 MLCC 관련 대책을 세우라는 의미로 해석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이다.
16일 삼화콘덴서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17.27%(7850원) 뛰어오른 5만3300원을 기록했다. 아모텍 주가는 7.60% 오른 2만1950원, 삼성전기 주가는 4.13% 상승한 9만5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부회장은 최근 일본 출장을 다녀온 직후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뿐만 아니라 CE(소비자가전), IM(정보기술·모바일) 등 완제품 사업까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TV·가전 등 모든 전자제품에 쓰이는 MLCC는 무라타제작소, 다이요유덴, TDK 등 일본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60%에 달해 수출 규제 시 타격이 우려된다.
반면 중화권 업체 비중은 10% 내외 수준에 불과해 수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국내에서는 삼화콘덴서, 삼성전기, 아모텍 등이 MLCC를 생산하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확대 시 국내 MLCC 업체들의 수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MLCC도 통관에 최대 90일까지 소요될 전망인데 당장은 국내외 MLCC 재고가 많이 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규제가 장기화하면 재고 해소와 판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KB증권에 따르면 MLCC는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필수 부품으로 회로에 일정량의 전류가 흐르도록 제어해 주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에는 800~1200개, TV에는 2000~3000개, 전기차에는 최대 2만개까지 들어간다.
다만 최근 MLCC 출하량 감소세는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판매량 감소폭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2분기에도 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예상보다 MLCC 시장 재고가 많았고, 업체들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으로 과거보다 재고를 적게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화웨이 이슈 등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도 관망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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