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앗 문닫는다고?" 특급호텔 매장 폐업에 속터지는 고객들
입력 2019-07-16 17:31  | 수정 2019-07-17 16:27

인건비 상승과 호텔공급 과잉 등으로 국내 특급호텔의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호텔 내 주요 식음료 매장에 대한 구조조정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6일 임피리얼팰리스 서울호텔에 따르면 호텔 지하 1층에 위치한 '마에스트로바'가 지난주를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마에스트로바는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10년 넘게 운영되던 곳이다.
기존에 '마에스트로바'를 오래 이용하던 호텔 멤버십 고객들은 바가 1달여 만에 급하게 문을 닫게 되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호텔 측의 사정 때문에 충성고객들을 제대로 배려하지 않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이용고객은 "친한 지인들과 사전에 잡아놓은 약속들이 3분기에도 꽤 있는데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정상 운영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폐업 고지 기간이 너무 짧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호텔 관계자는 "바를 찾는 고객들을 위해 '더바'가 1층에서 운영되고 있고 고객들에게 폐업 사실을 사전에 알려 불편함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호텔업계 일각에선 폐쇄된 '마에스트로바'의 영업 공간이 외부 업체에 임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직영 바 보다는 외부업체에 임대해 수익성을 높이는 쪽을 호텔이 선택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임피리얼팰리스 서울호텔을 운영하는 태승이십일은 지난해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일본법인의 지분법 이익으로 순손실은 기록하지 않았으나 국내 사업으로는 계속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특급호텔들이 직영 식당을 외부의 유명셰프들에게 위탁으로 맡기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 4개의 셰프 레스토랑을 열었다. 한식당, 양식당, 디저트카페 등 총 4곳이다. 기존에 더플라자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던 양식, 일식당의 문을 닫고 뷔페와 중식당 '도원'만을 남겼다.
광화문 포시즌스도 일식당 '키오쿠'의 문을 닫고 지난 3월 퓨전 일식당 '아키라백'을 열었다. 반얀트리클럽앤스파는 6월부터 '페스타 바이 민구'의 운영을 유명 셰프에게 맡겼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은 인건비 비중이 가장 높은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과거에는 호텔의 이미지를 위해 손해를 보면서도 직영 매장을 운영했지만 이제는 수익성을 따져 정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덕주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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