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모교인 부산 경남고 재학생이 교정에 있는 친일파 안용백 교장의 흉상을 철거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렸다.
1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경남고등학교 교정에 놓인 안용백 친일 초대 교장의 흉상을 철거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본인을 경남고 3학년 재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경남고 선배님 중에는 사랑과 배려의 상징이신 고 이태석 신부님, 그리고 현재 국정에서 힘쓰고 계시는 문 대통령님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면서 "경남고 교정에는 수치스러운 흉상도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수치스러운 흉상'은 2009년 4월 30일 개교 기념일을 맞아 학교 동문 기증으로 교정에 설립된 초대 안용백 교장 흉상을 가리킨다. 안용백은 조선총독부에서 관료로 일하며 1941년 총독부 기관지 '조선'에 '일본 정신을 체득함으로써 내선일체를 이루자'고 주장하는 내용의 글을 기고하는 등 각종 황국신민화 정책을 선전하는 글을 쓰고 강연을 해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이후 안용백은 문교부 고등교육국장, 전남도 교육감 등을 역임했고 경남고 교장을 맡기도 했다.
국민청원 게시자는 "교육 현장인 학교에 친일파 흉상이 계속해서 존재한다는 것은 매우 비교육적인 일이고 역사 흐름을 바르게 인지하지 못하는 일"이라며 "친일파 흉상을 교정에 그대로 놔두는 것은 친일파를 용인한다는 의미와 다름이 없다. 문 대통령님, 후배들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들어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까지 600여명이 동의했다. 앞서 경남고는 안용백 친일 행적이 알려진 이후 관련 내용이 담긴 동판을 흉상에 부착했다. 최근 경남고는 교내 덕형관에 학교 역사관을 세우기로 하고 교정에 있는 안용백 흉상을 역사관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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