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고발돼 경찰의 수사 대상이 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국회의원으론 처음으로 16일 경찰에 출석했다.
지난 9일 경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두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께 피고발인 신분으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백 의원은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기 전 취재진과 만나 "대표 발의한 공수처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국회 의안과에 들어가던 중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법 점거로 방해받고, 사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했다"며 "실질적인 피해자인 제가 이곳에 출석한 것 자체가 황당하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백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 2명도 오늘 소환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국회의원 특권에 숨지 말고 당당하다면 경찰에 나와 조사 받으라"고 꼬집었다.
함께 출석한 윤 의원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조사에 성실히 응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해 출석했다"며 "국회 내 불법 폭력을 주도했던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물론 자유한국당 의원들 모두 자진 출두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또 "법안 공동 발의자로서 정당한 법안 제출 행위를 방해받은 것에 대해 있는 그대로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충돌을 빚어 경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여야 국회의원은 총 18명이다. 수사 대상이 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감금하고 사개특위 논의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자유한국당 의원 4명에 대해 지난 4일까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아 이들에게 2차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경찰은 또 국회 의안과와 사개특위 회의실 앞, 정개특위 회의실 앞 등에서 발생한 충돌과 관련해 여야 국회의원들을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소·고발된 현직 국회의원은 총 109명으로 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 59명, 더불어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 무소속 1명이다.
17일엔 민주당 표창원·송기헌·윤준호 의원이 출석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소환통보를 받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아직 출석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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