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구제역이라 불리는 '과수화상병'이 경기도 북부권을 덮쳤다. 연천 사과농가에서 발병한 과수화상병은 파주 등 다른 시·군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연천군 백학면의 사과 농장에서 과수화상병이 발병한 뒤 현재까지 연천에서만 2개 사과 농장이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연천의 다른 1곳과 파주 1곳 등 사과 농장 2곳에서 의심주가 발견돼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경기도내 사과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에서는 지난 2015년 안성의 배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병한 뒤 그동안 배 농장에서만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도 12개 배 농가 8.5㏊에서 과수화상병이 발병했다.
과수화상병은 사과와 배에 치명적인 세균성 질병으로 세계적으로 치료약제가 없다. 병에 걸린 과수는 잎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한 뒤 말라 죽는다.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의심주가 발견되면 해당 과수원은 도지사 명의 방제 명령에 따라 10일 이내에 매몰처리 해야 하며 3년 안에 해당 과수원에서는 사과나 배를 키울 수 없다. 이 때문에 과수나무의 구제역이라 불린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연천 사과농가들도 벌채 및 매몰 작업이 진행 중이다. 피해 농가에 대해서는 1년치 수익과 2년치 소득 등 정부 보상금이 주어지지만 애지중지 가꿔온 나무를 베어낼 수밖에 없는 농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경기도는 병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북부 10개 시·군 906농가 737㏊를 대상으로 8월 2일까지 대대적인 전수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정밀 예찰을 벌여 방제할 방침"이라고 "과수농가들도 작업자는 물론 작업 도구를 철저히 소독한 과수원을 출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과수화상병원 충주, 제천, 음성 등 충북지역으로 중심으로 사과 농장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48농가 99.1㏊에서 과수화상병이 발병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연천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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