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성향은 보수적, 기간은 단기…한국 투자자들의 `이율배반`
입력 2019-07-15 17:45 
한국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민감한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면서도 보유 기간은 짧은 이른바 '단기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이 32개국 2만5000여 명의 투자자를 설문한 결과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하락장에서 글로벌 투자자의 37%는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21%는 자산을 현금화했다. 한국 투자자는 42%가 위험자산 비중을 축소하고, 30%는 자산을 현금화하는 등 더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다. 이 기간 위험자산 비중도 글로벌 투자자는 35% 확대한 반면, 한국은 25% 늘리는 데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장세를 인지하지 못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지 못한 투자자는 글로벌 21%, 한국 15%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 투자자의 투자자산 평균 보유 기간은 1년7개월에 그쳐 평균 2년6개월을 보유하는 글로벌 투자자와 대조됐다. 통상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자는 장기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공격적인 단기 투자를 하면서 위험 기피적인 성향을 보인 것이다. 일본, 미국, 캐나다는 최소 4년간 투자자산을 보유했으며 아르헨티나가 1년3개월로 가장 짧은 기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27%만 목표수익률을 거뒀다고 답했다. 73%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투자자의 49%는 원하는 수익을 얻었다고 답했으며, 아시아 투자자도 평균 44%가 기대했던 수익을 올렸다. 한국 투자자들은 향후 1년 투자자산의 9.6%, 글로벌 투자자는 10.7%를 기대수익으로 바란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5년 이상 투자자산을 보유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상적으로 장기간 자산을 보유할수록 단기간의 손실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찰스 프리도 슈로더 글로벌 상품 및 솔루션 총괄 헤드는 "시장의 변동성은 언제나 투자자들을 긴장시키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주 조정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결국 기대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이 지난 5년간 기대수익을 올리지 못한 가장 큰 이유(응답자 23%)로 '투자를 더 오래 유지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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