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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덕에 엔씨 `휴~` 日보복 탓에 넷마블 `헉…`
입력 2019-07-15 17:25  | 수정 2019-07-15 23:24
게임업계 2등주로 밀린 넷마블이 이달 일본 경제 보복 악재까지 겹치며 '대장주' 엔씨소프트와 벌어진 격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넷마블의 새 게임이 일본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탓에 국내 '불매운동'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달리 대표적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리니지'를 앞세운 엔씨소프트는 되레 주가가 오르면서 올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두 게임사 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5일 에프앤가이드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후 이날까지 엔씨소프트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게임업계 1등주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기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시총은 각각 10조9074억원, 8조380억원이다.
지난달 25일까지만 해도 넷마블이 대장주였으나 26일 이후 양사의 시총 순위가 역전된 것이다. 넷마블이 게임 2등주로 내려간 26일은 김정주 NXC 대표의 넥슨 매각 보류 결정이 증권가에 알려진 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올 초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을 시장에 내놓으며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다. 넥슨 인수전에는 사모펀드 등을 비롯해 카카오와 넷마블 등 국내 게임사가 대거 참여했다.
이달 8일 김 대표가 넥슨 매각 철회를 공식 선언하면서 넷마블은 성장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실적 대비 현 주가 수준이 높다는 지적까지 동시에 나오기도 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이 게임업계에서 40배가 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넥슨 인수전에 참가하면서 인수 성공 시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기대감과 올 하반기 신작 게임 성공 가능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기대감이 우려감으로 바뀌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 넷마블 기대작인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가 일본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해 제작했기 때문에 실적에 따라 일본에 판권료를 지불하는 방식이어서 '불매운동'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출시일인 지난달 4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국내 매출 1위였던 이 게임은 이달 15일 기준 순위가 8위로 떨어졌다. 현재 국내 매출 1위는 엔씨소프트 리니지M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경제 보복 후폭풍이 일부 반영돼 넷마블 신작 게임 순위가 하락한 것"이라며 "넷마블 제작 게임들이 15일 기준으로 국내 매출 순위 톱3 안에 들지 못했는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증권업계에서는 인기 그룹 BTS를 활용한 게임 'BTS월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2분기 넷마블 영업이익은 463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작년 동기(622억원)보다 25.6%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넥슨 매각 철회 이후 이날까지 넷마블 시총은 2조3737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 시총은 4719억원 증가했다. 엔씨소프트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16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올 상반기 별다른 신작이 없어 2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 가능한 범위지만 다수의 신작을 내놓은 넷마블은 기대를 밑도는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올 들어 기관은 엔씨소프트 주식을 1983억원어치 사들였다. 기존 게임 리니지를 활용한 '리니지2M' 등 올해 신작 게임이 안정적 매출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지분율을 기존 11.12%에서 현재 12.12%로 높였다. 이에 따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특수관계인 8인(12.01%)은 2대 주주로 밀렸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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