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16일부터 5일간 신동빈 회장 주재로 올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개최한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내에서 반일 정서가 고조되는 가운데 신 회장이 사장단에게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16∼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올해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을 주재한다.
이번 회의에는 롯데 각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의 사장단 회의는 상하반기 한차례씩 이뤄져 왔지만 이번처럼 닷새간 최장기간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다뤄야 할 현안이 산적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롯데에 따르면 16∼19일 식품, 유통, 화학, 호텔 등 롯데그룹 내 4개 사업 부문(BU)별로 사장단 회의를 한 뒤, 20일에 우수 실천사례를 모아 신 회장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회의가 열릴 계획이다.
특히 사장단 회의 시기와 맞물려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경제보복에 따른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통' 신 회장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신 회장은 지난 5일 일본으로 출국, 열흘 가량 일본에 머물렀다. 때문에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30대 기업 총수 간담회에도 불참한 신 회장은 일본 현지에서 일본 금융그룹 관계자 등을 만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등 수출 규제에 직접 연관 돼 있지는 않다. 그러나 유니클로나 무인양품, 롯데아사히주류와 같이 일본 기업과 합작사가 많아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불매운동 등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유니클로는 롯데쇼핑이 49%, 무인양품은 롯데상사가 40%,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수출 규제에 이어 일본 정부가 대한 금융 규제에 나설 경우에는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롯데는 상당한 규모의 차입금과 투자를 한국보다 금리가 낮은 일본 금융권을 통해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일본으로 출국한 신 회장은 현지에서 일본 주주들을 만나 국내 분위기를 전한 한편, 금융기관 등 주요 거래처를 상대로 양국 관계 경색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마찬가지로 국내 계열사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회의인만큼 한일 관계 위기로 인한 돌파구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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