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하늘아 우리 스치듯 만나자"…뇌사판정 4살 하늘이, 장기기증 하고 하늘나라로
입력 2019-07-15 15:30 

펜션 수영장에 빠져 뇌사판정을 받은 김하늘양(4)이 4명의 다른 어린이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 나라로 떠났다.
15일 유족에 따르면 김양은 지난 7일 아주대병원에서 심장, 간, 폐, 콩팥 1개를 4명의 어린이에게 이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김양 부모는 언론에 "사랑하는 아이를 떠나보낸다는 것이 너무 어려운 일이었지만 '하늘이의 심장을 다른 곳에서 뛰게 해주면 어떻겠냐'는 아주대병원의 얘기를 듣고 장기기증을 결심하게 됐다"면서 "하늘이를 하늘로 떠나보내면서 '하늘아, 우리 스치듯이 꼭 만나자'라는 말을 해줬다"고 말했다. 부모는 "하늘이는 항상 웃으면서 짜증도 안 부리고 소외된 아이까지 상냥하게 돌보는 사람을 참 좋아하는 아이였다"면서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우리 하늘이를 친딸처럼 이뻐하고 좋아했다"고 딸을 떠올렸다.
김양은 지난해 12월 28일 부모, 한살 아래 여동생과 경기도 가평의 한 펜션으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펜션내 수영장에 빠져 의식을 잃었다. 강원도 한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으나 깨어나지 못했다.

가족은 뇌사판정을 받은 김양을 수원으로 옮겨 치료하려 했지만 선뜻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다 수원시가 나서 지난 1월 12일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오게 됐다.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서 6개월 동안 연명치료를 받은 김 양은 자신의 장기를 얼굴조차 모르는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가족과 이별했다.
김 양의 아버지는 "장기기증에 대한 안 좋은 정보와 속설들이 너무 많아 처음에는 장기기증을 꺼렸지만, 장기기증하신 분들의 뉴스 사연을 보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면서 "장기기증 후 유족이 시신을 직접 수습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장기기증자에게 최소한의 예우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가 마련돼야 장기기증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 =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