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 안 받겠다"고 나선 가게들…왜?
입력 2019-07-15 13:40 
서울 마포구 성수동의 한 파스타 가게 사업주가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사진 = 진짜파스타 트위터 캡처]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 결제를 거부하겠다는 가게들이 늘어나 누리꾼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파스타 가게 사장은 SNS에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 그냥 안 받을랍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을 쓴 사업주는 올해 초 구청에 방문할 당시 꿈나무 카드 사업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꿈나무 카드는 결식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 취학·미취학 아동(중위소득 52% 이하 가구의 아동)에게 제공되는 급식카드로, 서울시의 경우 한 끼에 5000원의 식대가 지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업주는 "현실적으로 5000원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고, 이를 지원하는 가맹점이 많지 않다"며 "좋은 제도지만 약간의 제약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꿈나무 카드는 지자체마다 사업명과 지원금에 차이가 있고, 평일과 주말, 방학 등에 따라 조건이 다르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파스타 가게 사장은 "결식아동에게 꿈나무 카드 결제 없이 무료로 식사를 제공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식아동들에 당부하는 말로 "금액 상관없이 먹고 싶은 것을 얘기하라. 매일 와도 괜찮으니 부담 갖지 말고 웃으며 자주 보자"면서 글을 마쳤다.
이후 해당 파스타 가게 사장의 선행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됐다. 그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사업주가 결식아동 돕기에 동참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파스타 가게 사장은 지난 8일 SNS를 통해 "동참 의사를 밝히는 사장님들이 계시고, 저희에게 '선한 영향력 전파'라는 말을 해주신 사장님 덕에 용기 내어 작은 제안을 해본다"며 "아이들의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공동체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즉 사업주들 간 '선한 영향력'이라는 일종의 캠페인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는 "언제든 탈퇴, 중단하셔도 되고 업종은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해당 SNS에는 선한 영향력에 참여하는 1차 매장 리스트가 공개됐다. 식당과 카페, 당구장, 공연장 등 총 10개의 업장이 포함됐으며, 이들은 각각 서울·경기·충북·전북·대전·인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파스타 가게 사장에 따르면 2, 3차 리스트도 곧 게재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결식아동을 돕겠다는 사업주들이 등장하자 누리꾼 A씨는 "선한 영향력의 파워. 이걸 보고 오늘 난 이 세상 살맛을 느낀다"고 말했다. 누리꾼 B씨는 "세상에 끔찍한 이야기만 가득해 가슴이 답답하던 차에 사장님과 아이들의 이야기로 큰 위로를 받았다. 근처에 들르게 되면 조용히 한 그릇 먹고 오고 싶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 C씨는 "저런 착한 가게들은 많은 사람이 방문해서 혼쭐을 내줘야 한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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