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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 앞둔 이범호 “프로야구 선수로 이룰 거 다 이뤘다” [일문일답]
입력 2019-07-13 17:21  | 수정 2019-07-13 23:03
KIA 이범호가 13일 한화전 은퇴식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광주)=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안준철 기자
여름에 휴가를 가보고 싶었다. 올해는 가족들과 휴가를 즐기겠다.”
현역생활을 마무리 하는 날 KIA타이거즈 이범호의 표정은 밝았다.
이범호는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전에 6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이날 경기가 이범호의 현역 마지막이다. 통산 2001경기다.
2000년에 한화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범호는 2010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1년부터는 KIA에서 뛰었다. 2017시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2006년과 2009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 핫코너를 책임졌다.
이날 은퇴를 앞두고 이범호는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범호는 "프로야구 선수로 이루고 싶은 것은 다 이룬 것 같다. 새로운 길을 가게 됐다. 후배를 잘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마지막 은퇴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이범호와의 일문일답

-은퇴하는 소감은?
프로야구 선수로는 다 이룬 것 같다. 막상 이 날이 되니 기쁘면서도 이제 자립해서 혼자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쓸쓸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니 저도 잘 준비하고 적응해서 새로운 길을 가고 후배를 도와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를 하겠다.”

-마지막으로 10일간 1군에 등록이 됐는데?
경기에 나가는 걸 예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다. 나가면 하루 이틀 쉬고 싶다, 그런 생각도 했는데 이제 은퇴를 하니까 더 뛰었어야 했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후배들과 이야기 하고 코칭스태프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열흘 동안 재밌게 생활한 것 같다. 후배들도 반겨주고, 코칭스태프도 잘 알아주시고 하는 마음 덕분에 따뜻하게 떠날 수 있게 됐다.”

-박찬호에 등번호를 넘겨주게 됐다.
지금 KIA에서 주전 3루수는 박찬호라고 생각한다. 제가 나간다면 3루수에게 주는 것이 맞지 않나, 그런 생각을 했다. 박찬호가 남은 시즌을 제 유니폼을 입고 뛰어주는 것이 참 고맙다. 지금 KIA 주전 3루수, 좋아하는 후배에게 줄 수 있어서 영광이다. 구단과도 얘기했고, 모두 좋은 결정이 됐다.”

-개인 이범호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여름에 꼭 여행을 가고 싶었다. 프로야구 선수 누구나 마찬가지다. 여름 시즌에는 절대 갈 수 없었는데, 꼭 가보고 싶다. 그래서 9월이면 일본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아, 그 전에 여름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찾아보고 가장 맞는 곳이 어디인지 찾아보려고 한다.”

-시포를 하게 됐는데?
아들이 야구를 너무 좋아하다. 오늘도 신종길 야구교실을 가서 야구를 하고 오겠다는 것을 말렸다. 아들이 던지는 것을 제가 받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그렇게 생각했다. 딸은 시타, 아들이 시구를 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많은 분들 앞에서 던져보면 나중에 배짱도 커지고 그러지 않겠나. 가족이 하는 것이 가장 낫지 않나 싶다.”

-일본에서 뛴 2010년은 어떤 의미가 있나
제 선수 생활은 일본 가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야구 선수로 보고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본다. 그 선수들의 열정은 꼭 배우고 싶었다. 한국 와서 선수 생활을 더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일본으로 넘어가서 밖에서 좀 더 보고 싶었다. 구단과 잘 상의하고 더 배우고 싶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이제 동기 김주찬이 남게 됐는데
가장 쓸쓸하지 않을까 싶다. 제가 있어서 선수들이랑 어울리고 했는데, 아마 주찬이가 가장 외롭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젊은 코칭스태프 잘 챙겨 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제 진짜 떠난다. 실감이 잘 나지 않을 것 같다.
은퇴식 시작하고 불 꺼지고 그러면 달달 떨 것 같다. 팬 여러분께 마지막 떠나는 이야기를 할 때, 무슨 말을 해야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 빼고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좀 더 색다르게 말씀을 드리고 싶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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