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또 붙잡힌 `대도` 조세형에 절도혐의 1심서 징역 3년 구형

검찰이 1980년대 상류층의 집을 털며 이른바 '대도(大盜)'라 불렸던 조세형(81)에게 1심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1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민철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씨의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서울 광진구, 성동구 일대 주택에서 총 6차례의 절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조 씨가 거주자들이 외출한 틈을 타 담을 넘고 방범창을 통해 주택에 침입해 500만원 상당의 달러와 위안화, 100만원 상당의 백금 반지, 50만원 상당 금목걸이 등을 훔쳤다고 밝혔다.
조 씨 측 변호인은 "조 씨는 지난달 1일 체포된 이후 여죄를 자백하는 등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변론했다. 이어 "고령에 생활고를 못 이겨 범행했다"며 "조 씨는 기초생활수급비 중 여관 생활비 50만원을 내고 나면 14만원으로 한 달을 살았다"고 덧붙였다.

조 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는 해방 3년 전인 4세 때 고아가 된 이후 복지시설을 전전하다보니 세상을 살아갈 유일한 수단이 도둑질밖에 없었다"라며 "먹을 것을 훔쳐 소년교도소까지 가게 됐고 이곳에서 범죄 선배들에게 범죄 기술만 익혔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아들이 곧 입대를 하는데 그 모습을 봐야 한다"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조 씨는 지난달 1일 오후 9시쯤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현금 소액을 훔쳐 달아났다가 지난달 7일 경찰에 검거됐다.
그는 1970~1980년대 부유층의 집을 연달아 털며 세간에 알려졌다. 조 씨가 훔친 돈 일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사용한다는 등 나름의 원칙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지자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한 그는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가 붙잡혀 다시 옥살이했다. 2005년, 2013년에도 절도를 저질렀다. 2015년 서울 용산구의 한 빌라에서 남의 물건에 손을 댔다가 징역 3년형을 받고 지난해 출소했다. 조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2일 열린다.
[디지털뉴스국 유정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