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과 직장 정보가 없어도 통신사 정보를 활용해 대출해주는 은행 상품이 처음으로 출시됐다. 통신사의 거래 정보를 활용해 대출자의 신용도를 파악하는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11일 소득 정보가 없거나 금융 거래 이력 부족 등의 사유로 은행권 대출이 어려웠던 고객을 위한 '우리 비상금 대출' 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고객 신용평가를 은행·카드사 등에서 제공하는 금융정보 중심의 전통적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서 제공하는 휴대전화 기기정보, 요금납부 내역, 소액결제 내역 등을 바탕으로 신용평가에서 산정한 '통신사 신용등급(텔레-스코어)'를 활용한다.
대출한도는 통신사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300만원이다. 1년 만기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으로만 취급된다. 통신사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가 최대 0.5% 포인트까지 우대된다. 11일 기준 최저 대출금리는 연 3.84%다.
대출대상은 우리은행 입출금 계좌를 보유하고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통신 3사에서 이용 중인 개인이다. 대출을 원하는 사람은 소득정보나 직장정보 입력없이 우리은행 간편뱅킹 앱 '위비뱅크'에서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대출 방식은 미국 중국 등 핀테크가 발달된 나라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중국 인터넷은행인 위뱅크의 경우 스마트폰 메신저의 위챗에서의 친구 숫자, 위챗페이를 활용한 거래건수 등을 활용해 개인대출을 시행하기도 한다. 소득과 직장 정보 없이 대출되지만 해당 상품의 연체율은 중국 은행 개인신용대출 평균 연체율보다 낮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통신사와 전자상거래 정보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하여 비대면 신용대출에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적용 하겠다"며 "향후 금융 플랫폼 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많은 고객이 비대면 신용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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