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사령부가 한반도 유사시 전력을 받을 국가에 일본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11일 "미국은 한반도에서 유엔군사령부 역할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유엔사 후방기지들이 있는 일본에 대해서도 유사시 한반도에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유엔 전력제공국'에 참여하기를 희망해왔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가 매년 발간하는 '전략 다이제스트'에 '유엔사와 일본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이란 문구가 들어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 발간물은 주한미군 장병들에게 한반도와 주변지역 정세, 한미동맹 역사, 주한미군사령부와 그 예하 부대의 임무와 역할 등을 자세히 소개하는 책자로, 매년 내용이 업그레이드된다.
2017년과 작년에 발간한 전략 다이제스트에는 일본과 관련한 이런 문구가 들어 있지 않았다.
현재 유엔사는 한국, 미국, 호주,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터키, 영국 등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유엔사는 이들 회원국을 유사시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유엔 전력제공국'으로 부르고 있다. 이들 국가는 유사시에 유엔기를 들고 한반도에 투입된다.
따라서 유엔사를 대표하는 미국이 7개의 유엔사 후방기지가 있는 일본과 실제 합의한다면, 일본 자위대는 유사시 한반도에 유엔기를 들고 투입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런 방안은 한국민 정서와 배치되고, 북한이나 중국 등 주변국도 반발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 회원국 중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전력이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로 집결하므로, 일본의 유엔사 회원국 가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반도 강점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논란을 일으켜온 일본이 최근에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 등을 이유로 경제보복을 가하면서 한일관계가 악화하고 한국민의 반일감정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적으로 강한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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