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역대 최다 1000만 영화 배출의 기염을 토할 수 있을까.'
현재 상황으로는 그럴 확률이 높아 보인다. 상반기 '극한직업'과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나란히 1000만 영화가 된 데 이어 두 편의 국내외 영화가 또다시 1000만 영화 초읽기에 돌입했다. 한국 영화 '기생충'과 디즈니 외화 '알라딘' 얘기다. 게다가 아직 7월 초중순이고, 올여름 최대 기대작 '라이온킹'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라이온킹'은 이미 업계 안팎으로 올여름 유력한 1000만 영화로 점쳐지는 작품이다.
'기생충'
극장 관계자는 "'기생충'과 '알라딘'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하고, '라이온킹'마저 1000만 영화가 된다면 역대 최다인 5편의 1000만영화가 배출되는 해가 된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연말 '겨울왕국2'에 이르기까지 개봉 예정 대작이 다수이기에 4편 이상 1000만영화 탄생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10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알라딘' 누적 관객수는 938만명이다. 2일 개봉해 누적 관객 501만명을 모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뒤를 잇는 박스오피스 2위다. 9일 하루 관객은 8만 5000여명으로 10만명 아래로 내려갔으나 꾸준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기생충'은 흥행세가 한풀 꺾였지만 누적 관객 285만명을 모은 '토이스토리4'에 이어 박스오피스 4위에 안착했다. 누적 관객수는 982만명이다.
'알라딘'
'알라딘' '기생충' 모두 1000만 영화가 될 것이냐에 대해선 이번 주말까지 흥행세가 관건이다. 오는 17일 '라이온킹'이 개봉하기에 그전에 승부를 봐야한다. 국내 배급사 관계자는 "'알라딘'의 경우 신작 '토이스토리4' 강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켜내 1일 20만명 이상 관객을 모은 걸 보아 1000만 돌파는 확실하다"며 "다만 '기생충'은 반반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기생충'이 1000만까지 갈 것이냐, 안 갈 것이냐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7 대 3 정도로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현재까지 역대 최대 1000만 영화를 배출한 해는 2014년이다. 그해 1월 디즈니 외화 '겨울왕국'이 1029만명을 모은 데 이어 '명량'이 여름께 1761만명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그해 겨울 '국제시장'과 '인터스텔라'가 나란히 1426만명, 1030만명을 동원해 영화 시장 최대 성수기를 맞았다.
'알라딘'
국내 첫 1000만 영화가 배출된 해는 2003년으로 기록돼 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실미도'가 1108만명을 모은 이래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 2005년 '왕의남자', 2006년 '괴물'에 이르기까지 매해 1편씩 1000만 영화가 탄생했다. 그러다 3년여 공백을 지나 2009년 '아바타' '해운대'가 1000만 영화로 올라섰고, 2012년('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 2013년('7번방의 선물' '변호인')까지 매해 2편씩 이어갔다.1000만 영화를 최다 배출한 2014년 정점을 찍고 2015년 천만영화가 3편('베테랑' '암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나온 이후론 정체기가 지속됐다. 2016년 1편('부산행'), 2017년 2편('신과함께-죄와 벌' '택시운전사'), 2018년 2편('신과함께-인과 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그치며 전체 관객수도 2억 1000만명선에서 답보 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상황만큼은 다르다. 수년 간 정체 중이던 한국영화 시장 규모가 마침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상반기(1~6월)께 역대 가장 많은 관객들이 극장에 다녀갔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상반기 관객수만 1억 833만명에 달했으며, 이는 한국 영화사를 통틀어 처음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관객 유입은 하반기에 보통 집중이 되기에 올해 영화시장은 유례없는 활황기를 맞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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