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KPOP] K컬처 인재 빨아들이는 빅히트
입력 2019-07-05 17:18  | 수정 2019-07-05 19:26
방탄소년단(BTS)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대중문화 각계 인재를 흡수하고 있다.
최근 빅히트는 민희진 전 SM 이사를 브랜드 총괄(Chief Brand Officer·CBO)로 영입했다. 민 CBO는 SM에서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f(x)), 엑소, 레드벨벳, 엔시티(NCT) 등 아이돌 그룹의 독특한 앨범 콘셉트를 만든 인물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생소하던 '비주얼 디렉팅'과 '콘셉트'라는 키워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가치를 재정립하고 확산해 시장 흐름을 바꾼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새 직장 빅히트에서는 기업 브랜딩을 담당하게 됐다. 특히 빅히트에서 새로 선보일 걸그룹 이미지 제작을 총괄하고, 본인이 주도하는 새로운 음악 레이블을 출범할 계획이다. 그는 "크리에이터로서 두 번째 장을 빅히트에서 시작할 수 있게 돼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부담을 느낀다"며 "빅히트와 논의를 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 산업을 확장하고자 하는 비전, 무엇보다도 제가 바라본 업계의 미래와 궤를 같이하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국민 캐릭터 라이언의 제작 노하우도 빅히트로 흡수됐다. 연초 빅히트는 천혜림 전 카카오 브랜드아트셀 셀장을 받아들였다. 그는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기 전인 2014년 다음에 입사해 '카카오프렌즈' 최고 인기 캐릭터 라이언을 만든 팀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라이언은 웬만한 임직원보다 더 큰 매출을 내 카카오 내에서 '라 전무'로 받들어진다고 한다. 천 전 셀장은 빅히트에서 캐릭터 관련 사업을 담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빅히트는 그간 방탄소년단 캐릭터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프렌즈와 제휴해 멤버 개개인 성향을 캐릭터화한 'BT21' 브랜드를 출범했으며, 바비 인형을 만든 마텔과 협업해 방탄소년단 피규어를 제작 중이다. 국내 캐릭터사(史)에 큰 획을 그은 천 전 셀장을 끌어들임으로써 빅히트는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캐릭터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카풀 애플리케이션(앱) 풀러스 전 대표인 김태호도 빅히트와 함께하고 있다. CJ ENM과 빅히트의 합작법인 빌리프랩 대표로 3월부터 활동 중이다.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만든 CJ ENM과 방탄소년단을 제작한 방시혁 대표의 노하우, 정보통신(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태호 대표의 첨단산업에 대한 통찰을 활용해 신개념 보이그룹을 만든다는 포부다. 이 밖에도 대중음악, IT, 공연계에서 다양한 인재를 최근 빅히트가 속속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히트는 새로 합류한 인재들과 함께 사업 폭을 한층 넓혀갈 계획이다. 이들은 내년 5월 서울 용산구 트레이드센터로 입주해 지하 7층부터 지상 19층까지 총 26층 공간을 빅히트와 관계사가 사용한다고 밝혔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사옥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그 사업을 담당할 인재를 모집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문어발식 확장보다는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사업을 넓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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