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집중기획] 중소기업 대출이자-연체율 급등 '악순환'
입력 2008-10-24 05:07  | 수정 2008-10-24 09:31
【 앵커멘트 】
정부와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신음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아직 남의 일입니다.
mbn 집중기획 세번째 순서로 대출 이자 급등이 중소기업 연체율 급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현실을 정광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올해로 창업 11년째를 맞는 중소기업 경영인 김 모 사장.

김 사장은 은행 입출금 통장을 보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지난해 20억 원까지 올랐던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준 상황에서, 이자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중소기업 사장
- "고정금리로 주지 않고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2억 5,000만 원에 대해서 120만 원 정도 됐는데 지금은 150만 원에서 160만 원 사이니까 상당히 많이 오른 거죠."

금리가 더 높은 저축은행 대출까지 포함하면 김 사장이 매월 지불하는 이자 비용은 300만 원에 달합니다.

문제는 대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앞으로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했지만, 대출 금리는 신용 경색으로 오히려 더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6년 말 6.4%였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8월에는 7.5%까지 올라,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중소기업 대출 이자는 2006년 18조 8,000억 원에서 올해는 30조 원으로 11조 원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나마 대출 만기 연장은 꿈도 못 꿉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중소기업 CEO
- "금융권에서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담보를 요구하거나 여러 조건을 따지기 때문에 신규 대출은 거의 꿈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고요. 그렇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집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넣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여건들이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금리의 저축은행이나 사채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중소기업들도 급증했습니다.

실제 저축은행의 월별 기업 여신은 46조 원으로 늘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경기 침체에 대출 이자 부담까지 늘면서 중소기업 연체율도 고공행진입니다.

9월 말 현재 은행권의 중기 연체율은 1.5%로, 1년 전보다 0.28% 포인트 높아졌습니다.

특히 지난 6월 말과 비교해 보면 0.36% 포인트나 급등했습니다.

▶ 인터뷰 : 유병규 / 현재경제연구원 상무
- "최근 경기 상황이 중소기업과 금융에 다 부담이 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경기 침체로 대출 상환 부담이 높아지고, 금융기관은 대출 부실로 건전성이 나빠지는 추세입니다."

▶ 스탠딩 : 정광재 / 기자
- "대출 금리 급등은 중소기업뿐 아니라 은행에도 독이 되고 있지만,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묘안도 없어 우리 경제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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