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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코스닥 공모 1조…벤처활성화 vs 공급부담
입력 2019-06-28 17:35  | 수정 2019-06-28 21:28
상반기 코스닥 공모금액이 2005년 통합 한국거래소 출범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000억원 이상 대형 기업공개(IPO), 정부의 코스닥·벤처 육성 정책, 기술특례 등으로 상장 문턱이 낮아진 결과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6월 코스닥 시장 공모 규모는 955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2017년 9517억원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이 기간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회사는 29곳으로 집계됐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까지 포함한 수치다. 7월에는 1일 1차전지 제조회사 에이에프더블류를 시작으로 펌텍코리아, 세경하이테크, 아이스크림에듀, 세틀뱅크, 플리토, 에이스토리 등 12곳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아울러 상반기 코스닥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회사는 64곳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곳 늘어났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12월까지 100곳 넘는 회사가 코스닥에서 기업공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상장은 11~12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코스닥 상장 활성화는 시장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엔 1000억원대 대형 공모가 4건이나 실시됐다. 전지업체 에코프로비엠이 1728억원으로 공모 규모 1위였고 SNK(1696억원), 지노믹트리(1080억원), 천보(1000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4곳 공모금액은 상반기 전체 IPO 규모의 57.6%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는 기술성장 상장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코스닥에서 IPO를 실시한 기술성장기업은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최대인 21곳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기술성장 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회사가 7곳에 달했다. 일반기업 상장 8개와 비슷한 수치다. 기술성장은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 추천 등 두 종류로, 기술평가특례는 기술평가 통과 시 일부 심사 요건이 면제된다. 성장성 추천은 상장주관사가 성장성을 평가해 추천하면 상장이 가능하다. 특히 7월엔 기술평가특례 기업 중 첫 번째 사업모델 기반 방식의 상장사가 나온다.
다음달 17일 상장 예정인 플리토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번역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한국거래소로부터 독창적 사업모델을 인정받았다.
황 실장은 "코스닥 IPO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창업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창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기술상장을 독려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상장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다음달 1일부터 코스닥 상장 규정과 시행세칙이 개정되면서 상장 문턱이 더 낮아진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날부터 바이오·4차 산업혁명 관련 혁신기업은 기술성, 혁신성, 성장 가능성 등 질적 상장심사 기준을 적용받는다. 기존 평가는 매출, 영업이익 등 재무 상태 위주였다.
4차 산업혁명 기업은 △기술 독창성 △기술 실현·사업화 가능성 △성장 가능성을, 바이오업체는 △원천기술 보유 여부와 기술이전 실적 △복수 파이프라인 보유 여부 △임상 돌입 여부 △핵심 인력의 과거 실적 등이 평가 대상이다.
아울러 그간 중소기업에만 적용하던 기술특례 상장이 혁신중견기업에도 적용된다. 혁신중견기업은 최근 2개 사업연도 평균 매출 증가율 20% 이상의 스케일업 단계에 있는 회사를 일컫는다. 외국 기업의 기술특례 상장도 가능해졌다. 다만 상장주선인은 최근 3년간 외국 기업 상장주관 실적이 있고, 부실기업 주선 실적은 없어야 한다.
이처럼 코스닥 상장 활성화는 신성장산업이 양질의 자금을 조달해 성장 기반으로 활용하는 긍정적 측면이 크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리한 점도 존재한다. 주식시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코스닥 유통 물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일정한 상황에서 공급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특히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게임주가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준다. 상반기 공모금액 2위 게임업체 SNK의 28일 주가는 공모가 대비 37% 떨어졌다. 1080억원의 규모 공모에 성공한 지노믹트리와 654억원을 끌어모은 압타바이오도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이 각각 -22.8%, -15.7%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상장 요건이 완화되면서 코스닥 상장이 늘고 있다"며 "기업 실적과 기술력 등 꼼꼼한 투자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한편 코스닥과 달리 유가증권시장과 코넥스 상장은 조용한 분위기다. 이전상장과 재상장을 제외한 코스피 상장은 현대오토에버와 드림텍 2곳뿐이다. 공모금액은 2275억원으로 코스닥의 약 23%에 불과하다.
[정승환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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