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병 걸린 말 비싸게 사게 해"…승마 금메달리스트 사기혐의 피소
입력 2019-06-27 19:30  | 수정 2019-06-27 21:44
【 앵커멘트 】
"좋은 말을 사게 해주겠다"며 해외까지 가 결과적으로 병에 걸린 말을 사게 한 승마 금메달리스트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노태현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승마를 취미로 하는 서 모 씨는 지난 2017년 초 자신을 지도하던 아시안게임 승마 금메달리스트 A 선수의 권유로 말을 구매하러 함께 네덜란드로 갔습니다.

A 선수는 서 씨에게 한 말을 보여주며 "대회 경험도 많고 뛰어난 말"이라며 적극 추천했고, A 선수의 지인인 현지 중개업자를 통해 서 씨의 구매를 도왔습니다.

▶ 인터뷰 : 고소인 서 씨
- "(말) 혈통도 좋고 운동을 대단히 잘한다는 거예요. 나이가 있기에 사기를 꺼렸는데 끝까지 '좋은 말이다' 라고 그래서…."

말 가격은 A 선수에게 먼저 현금으로 전달한 계약금 2만 유로를 포함해 모두 14만 유로, 우리 돈으로 1억 8천만 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A 선수에게 수고비로 1천만 원도 지급됐습니다.

짧게 2회 정도 말을 타보고 나서 구매했지만, 문제는 해당 말이 한국에 도착한 뒤 발생했습니다.


말이 왼쪽 앞다리를 절며 뛰기는커녕 걷는 것조차 힘들어한 겁니다.

10개월여 간 휴식을 취하며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3차례나 같은 증상이 재발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고소인 서 씨
- "말이 갑자기 2주도 안 돼서 절기 시작했어요. 운동하다 며칠 있다가 또 절고. 또 몇 개월 마방에 들어가 있다가 또 절고. 그걸 3번을 반복했어요."

결국, 발굽 내 뼈가 내려앉는 등의 증상이 말을 구입하기 전인 2015~2016년경부터 발생해 이후 반복된 걸로 보인다는 캐나다에 있는 말발굽 전문 수의 병원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캐나다 병원 측 통역사 (지난 2월)
- "(말의 발굽이) 자라나는 데 2년 반 정도 걸린다고 했거든요. 선생님들이 보시기에 발굽 전체가 염증뿐만 아니라…."

하지만 A 선수 측은 구매 전에 현지에서 엑스레이 등의 검사를 했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었으며, 자신 역시 말을 중개하는 역할이 아니라 조언만 해줬다고 반박했습니다.

서 씨의 고소로 경기 안성경찰서는 사기와 배임 혐의로 A 선수를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태현입니다. [ nth302@mbn.co.kr ]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영상출처 : 페나코바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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