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태영호 전 공사 "북한 목선 어민, 나들이 차림새…귀순 목적"
입력 2019-06-27 19: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과 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략국가, 즉 핵 보유국의 지위를 보장받고 미국으로부터 대북제재 해제를 받기 위해 시진핑 주석에서 중개역을 맡겼다.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총리의 입장을 들어보고 5개 핵 은폐시설 문제를 미국과 타협하려 할 것이다. 이것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가르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MBN '뉴스앤이슈'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태영호 전 공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현재 핵미사일만 인정해준다면 과거 핵 즉 하노이에서 제기된 5개 핵 시설을 포기할 수 있다는 냄새를 피울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이용할 커다란 성과물을 얻는 것"이라면서 "'당신의 재선에 필요한 해법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협상을 진행하려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북미 접촉 가능성에 대한 김은혜 앵커의 질문에 대해 태 전 공사는 "시진핑 주석이 오사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비건 특별대표를 통한 실무접촉은 중국 측에 무리로 여겨질 것이다. 시 주석에 중재역을 맡긴 이상 G20 결과를 지켜본 후 구체적인 실무조율을 지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또한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3자 회담은 트럼프라는 큰 형님이 남북이라는 작은 동생 둘을 앉혀놓고 싸우지 말라는 대국의 풍모로 비칠 것이며 이는 트럼프와 일대일로 맞짱을 뜬다는 김정은의 전략국가 이미지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의 체제 공고화와 관련해 태영호 전 공사는 "하노이 회담 실패 이후 김여정의 행적이 보이지 않아 위상저하를 추측하는 시선이 있었는데 북한에서는 서열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독재시스템에서는 혈족이 가장 중요하다. 과거나 지금이나 김여정은 김정은 다음의 2인자임에 변함이 없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다 권력이양을 위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을 것이다. 김정은의 건강상태가 30대 초반으로 보기에는 좋지 않아 보이는데 앞으로 자녀가 클 30년 동안 끄떡없이 나가야 하는 전제에서 보면 결국 북한에서는 김여정 밖에 없다. 김정은 다음 시스템을 대비하기 위해 지금도 앞으로도 점차 많은 일을 위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북한 어선의 귀순 경로와 경위에 대해 몇 가지 의문점을 제기했다. 특히 표류로 보기에는 극히 정돈된 옷차림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북한에서 저 정도 옷은 나들이 가는 차림새다. 고기 잡으러 작은 배를 타러 가는 정황과 맞지 않는다. 인민복으로 불리는 칼 주름 옷은 북한에서 스매로로 불리는데 낚시용도가 아니다. 또 최북단 경성에서 내려왔다고 하는데 말투가 함경북도 사투리가 아니다. 완전한 평안도 말투도 아니고 강원도 말투도 아닌 어정쩡한 지방의 말투다. 저분들이 거짓말 하는지 다른 사람이 거짓말하는지 정체가 무엇일까. 해상에서 표류하는 배를 포착하면 빨리 돌아가라고 돌려보낼 수 있는데 제 발로 육지까지 온 사람을 24시간만 조사하고 갑자기 즉시 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응당한 법적 절차와 조사과정을 충분히 거치고 보냈어도 북한에서 반발할 수 없는 문제였다"라고 지적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