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5G·엔터·소형주…`3色 투자` 통했다
입력 2019-06-27 17:57  | 수정 2019-06-27 19:32
중소형주 펀드 3인방이 국내 주식형 펀드의 부진한 흐름을 역주행하는 퍼포먼스로 주목받고 있다. 연초 이후 18%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 신한BNPP뉴그로스중소형주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펀드가 주인공이다. 이들 펀드는 시장의 부침 속에서도 중소형 가치주를 적극 공략해 꿋꿋이 수익을 챙기는 공통점이 있다.
2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는 26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7.8%로 53개 액티브 중소형 펀드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BNPP뉴그로스중소형주펀드가 17.6%로 2위를 나타냈다.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펀드는 13.4%로 순위가 최근 5위로 내려갔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3위를 지키며 '중소형주 펀드 3인방'이라는 타이틀로 분류돼 왔다.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는 운용업계에서 '유일한 소형가치주 펀드'로 불린다. 중형주 일색인 다른 중소형 펀드에 비해 이 펀드는 시가총액 1000억원 안팎의 소형주가 편입 상위 종목을 구성하고 있다. 편입 비중이 가장 높은 제우스(3.2%)는 시총이 1345억원, 두 번째와 세 번째인 호전실업(2.77%)과 동성화학(2.4%)은 각각 1060억원, 902억원이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는 "이 펀드는 80~100개 종목을 각각 1~1.5% 비중으로 매입하고 있다"며 "다른 펀드에 비해 대형주든 소형주든 균등한 비중으로 매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BNPP뉴그로스중소형주펀드는 현재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주가 상위 편입 종목에 포진하고 있다. 산업 패러다임에 투자하는 펀드의 운용철학 때문이다. 산업 패러다임이란 5G와 무인화 등 한 산업을 오랜 기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기 트렌드다. 최근 수익률이 높아진 것도 5G 관련주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편입 비중 1위인 다산네트웍스(5.86%)는 올해에만 주가가 41% 올랐으며 2위인 오이솔루션(5.5%)은 올해 221% 급등했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액티브운용실장은 "5G보다 더 강한 패러다임이 있으면 다 팔겠지만 아직은 이 산업이 초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산업 패러다임에 따라 주력 종목을 편성하면 중소형 펀드라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펀드는 엔터주와 소비재주를 주력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상위 10개 편입 종목에 CJ ENM과 JYP엔터테인먼트를 각각 1.69%, 2.92% 보유하고 있다. 또 의류사 F&F(3.33%)와 유제품 업체 매일유업(2.84%) 등을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엔터주 비중이 높은 것은 고정비 투자가 많지 않은 업종이어서 성장 여력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은형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매니저는 "소비재는 그동안 소외돼 있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역대급으로 내려온 종목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펀드 특성을 알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5G를 유망하게 본다면 신한BNPP뉴그로스중소형주펀드를 고려할 수 있다. 종목을 분산하고 반등장 때 더 큰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몸집이 가벼운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실제로 이 펀드는 지난해까지 10월 하락장 때 3개 펀드 중 낙폭이 가장 컸지만 올해 반등장을 타면서 중소형주 1위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와 소비재에 관심이 있다면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펀드가 안성맞춤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펀드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중소형주 중심으로 개별주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중소형주 내에서도 실적이나 성장성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를 골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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