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형마트 최초 女사장 선보인 새 매장 실적 `놀라워`
입력 2019-06-27 12:37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선보인 신개념 유통채널 '홈플러스 스페셜'이 우수한 매출신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마트 최초 여성 CEO로서의 강점을 잘 살린 결과로 풀이된다.
◆ 돌 맞은 '홈플러스 스페셜'…16개 점포 전환 후 매출 신장률 두 자릿수 기록
2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날로 홈플러스 스페셜은 탄생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대구점(6월27일)을 시작으로, 서부산점, 목동점, 동대전점, 안산고잔점, 가양점, 시화점, 동대문점, 분당오리점, 순천풍덕점, 전주완산점, 광주하남점, 인천연수점 등 총 16곳의 홈플러스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 오픈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슈퍼마켓에서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의 핵심 상품을 한 번에 고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유통채널이다. 꼭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는 1인가구 뿐 아니라 박스 단위의 가성비 높은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 고객까지도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홈플러스의 신개념 대형마트 모델이다.
홈플러스 측은 "쾌적한 쇼핑환경을 구현하면서도 수요예측과 박스단위 진열 등으로 직원들의 업무부담은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며 "남는 여력을 고객 서비스에 투입해 편의성과 가성비, 운영효율을 높인 유통모델을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기존 16개 홈플러스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 후 매출 신장률은 매장 오픈일부터 현재까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안산고잔점, 분당오리점 등 기존 창고형할인점 경쟁사(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인접한 이른바 '경합 점포'들은 전년 동기 대비 25% 내외의 높은 신장률을 지속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고 홈플러스 측은 설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황 자체가 좋지 않은 가운데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일 정도로 홈플러스 스페셜이 고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객단가 역시 두자릿 수 성장률을 지속 기록 중이다"고 말했다.
불과 6개월만에 16개 점포를 전환 오픈한 속도 역시 놀랄만한 성과다. 일례로 코스트코는 1998년 처음 한국에 진출해 11년만에 16호점을 오픈했고 이마트트레이더스는 2010년 1호점을 오픈한 후 9년여만에 16호점을 선보였다.
◆ 고객 의견 경청하며 '주부 CEO' 면모 발휘해 성공
홈플러스 스페셜의 성공에는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한 임일순 사장이 놓여 있다. 임 사장은 취임 직후인 2017년 말부터 주부들을 대상으로 FGI(Focus Group Interview, 표적집단면접)를 진행해 주부들이 원하는 대형마트의 모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공을 들였다.
당시 임 사장은 FGI를 통해 대용량 상품만을 판매하는 창고형할인점에선 지나치게 많은 양이 담겨있는 신선식품 구매를 꺼리게 되는 고객들을 발견했다. 그래서 창고형할인점에서 쇼핑한 후에도 간단한 찬거리를 사러 별도로 집 앞 대형마트를 찾는다는 주부들의 경험담을 주의깊게 들었다. 비슷한 쇼핑 경험이 있던 임 사장은 이를 접목해 홈플러스 스페셜 모델을 선보이게 됐다.'주부 CEO'로서의 면모를 십분 발휘한 것.
홈플러스 측은 "현재 홈플러스 스페셜의 좋은 실적은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임일순 사장의 결단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스페셜 시즌2' 비밀 무기는…
홈플러스는 올 연말까지 기존 점포 20여곳을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연내 36호점을 돌파하면 규모 면에서도 경쟁사 창고형할인점들을 압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선보일 홈플러스 스페셜은 지난 1년간 운영하면서 겪은 노하우를 반영, 보다 업그레이드된 '홈플러스 스페셜 시즌2'로 그 포문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 측은 "홈플러스 스페셜 전용 상품에 변화를 줄 것"이라며 "의류와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의 상품 종류는 줄이는 반면,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은 오히려 늘려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말했다.
부진한 유통환경 속에서도 오프라인만의 대표 강점으로 꼽히는 신선식품의 구색을 늘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홈플러스 스페셜만의 차별화 상품을 개발·운영해 기존 대형마트(하이퍼)와의 상품 중복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스페셜만의 단독 상품을 개발하고, 대용량 가정간편식(HMR) 구색도 확대한다.
아울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의 대용량 혹은 멀티기획팩 상품을 개발해 기존 대형마트 대비 10% 이상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임 사장은 "대형마트와 창고형할인점의 강점을 융합해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한 홈플러스 스페셜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하고 효율화한 이 사업모델을 통해 다시 새로운 유통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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