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자들이 제창한 데이터 총생산량을 기준으로 하는 신(新)GDP(Gross Data Product)로 측정한 국력 평가에서 미국·영국·중국이 상위 3강을 차지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한국은 스위스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신GDP'는 글로벌 경영론의 권위자인 바스커 차크라볼티 미국 터프츠대학 교수가 주창한 새로운 국력 평가기준이다. 국내총생산(GDP)에 빗대 '신GDP'로 불리며 디지털 경제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데이터 생산량 ▲인터넷 이용자 수 ▲데이터에 접하기 쉬운 정도 ▲1인당 데이터 소비량 등 4가지를 평가한다.
신GDP에서 1위에 오른 미국은 데이터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은데다 나머지 3개 항목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영국은 데이터에 접하기 쉬운 정도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2위를 기록했다. 14억의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인터넷 이용자 수에서 단연 많은 것으로 평가돼 3위를 차지했다. 프랑스는 6위, 스웨덴은 8위로 각각 평가됐다.
상위 10위권 내에 중국과 더불어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국가는 한국이었다. 반면 일본은 11위에 머물렀다. 캐나다(7위), 호주(9위), 체코(10위)에도 뒤졌다.
실제 GDP에선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인 일본이 신GDP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데는 행정 데이터 공개체제가 제대로 추진이 더뎌 데이터 접근 용이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정부는 내년까지 지자체의 데이터를 일반에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기준 전국 지자체 중 요코하마시와 고베시 등 26%만 데이터 공개 체제를 갖춰서 아직 갈길이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30%에 육박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빠른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인터넷 환경이나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 인구가 많은 것도 순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차크라볼티 교수는 "일본은 인터넷 서비스 보급률은 선진국 중에서도 높은 편이지만 고령화로 보급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데이터 활용은 국가의 경쟁력과 경제성장을 좌우한다"며 "일본 사회의 데이터 신진대사를 활성화할 밀레니얼 세대 등 젊은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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