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6월 26일 뉴스초점-'조사중, 분석중'…결과는 언제?
입력 2019-06-26 20:11  | 수정 2019-06-26 20:38
해상경계작전 실패. 일주일 전 국방부 전군 지휘관 회의 때, 장교가 수첩에 쓴 글입니다. 삼척항에 북한 목선이 들어온 걸 두고, 군에 잘못이 있다는 걸 사실상 인정한 거죠. 적어도 자기들끼리는 말입니다.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도착한 당일에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는데…. 그럼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걸 이미 인식했다는 뜻이 되죠? 그런데도 군은 아무런 설명 없이 그저 '군 경계 작전에는 이상이 없었다'라고만 하곤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

북한 목선이 어떻게 왔는지, 네 명 중 두 명은 왜 돌려보냈는지, 남은 두 명은 또 어떻게 남게 됐는지 등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는데도 국방부는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사중이란 말 외엔 아무것도 밝힌 게 없습니다.

사실 이건 처음 듣는 얘기가 아니죠. 지난달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그게 탄도 미사일인지 분석 중이라고만 했을 뿐, 두 달이 다 돼 가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답이 없거든요. 물론,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유엔 결의를 위반한 게 되고, 삼척항에 북한 목선이 아무런 제재 없이 입항한 것만으로도 군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이니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면, 말하기 참 곤란하긴 할 겁니다.

그럼 입만 꾹 다물고 있으면 되는 걸까요. 두 달 전 대형 산불로 생계 터전을 잃은 강원 도민들은 장마가 시작된 지금, 불이 났을 때 만큼이나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집 바로 뒤에 있는 벌거숭이산이 그냥 방치돼 비가 오면 그대로 무너질 지경이거든요. 법을 넘어선 지원과 보상을 해준다던 정부는 아무런 대책 없이 아직까지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라고만 합니다. 또 답답한 건 국민뿐인 거지요.

분석 중이다, 조사 중이다, 곧 발표할 거다. 혹 시간을 끌어 그냥 잊혀지길 원하는 걸까요. 국가를, 국민을 위한 일엔 잊혀질 권리도, 숨길 의무도 없다는 걸 그들은 잊어선 안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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