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샌프란시스코, 전자담배 `쥴` 금지한 이유는
입력 2019-06-26 13:56 

샌프란시스코가 미국내 처음으로 '쥴(Juul)' 등 전자담배에 대한 제조 및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다. 전자담배가 성인들에게는 중독성을 줄일 수 있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일찍부터 '담배맛'을 들이게 할 수 있다는 조사결과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이날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않은 전자담배의 판매와 유통, 제조를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아직 전자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들이 많다. 하지만 전자담배 업체들이 청소년들을 광고 타깃으로 삼고 중독성 있는 제품에 빠져들게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샌프란시스코 다음 세대들이 이 제품들에 중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조례안은 FDA 승인을 받지 않은 전자담배의 제조, 판매를 모두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직까지 FDA 승인을 받은 전자담배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전자담배의 유통이 금지되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내에서는 담배 소매점에서도 전자담배 판매가 금지되고 샌프란시스코 주소로 배송되는 온라인 판매도 금지되는 강력한 조치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시의 조치는 조치는 역설적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된 액상형 전자담배 1위 업체 '쥴(Juul)'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 된 쥴은 2년만에 매출 20억달러(약 2조 3100억원)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72%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등 해외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전자담배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한 이유는 청소년들이 액상형 담배 쥴(Juul)을 통해 일찍부터 니코틴 중독을 유발한다는 조사 때문이다.
지난해 미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전자담배를 피우는 미 고등학생은 360만명으로 전년 대비 7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쥴의 가장 큰 특징은 USB 드라이브 모양으로 겉모양은 담배라는 인식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소금 용액에 니코틴을 넣어 흡연한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연기가 거의 나지 않고 과일, 사탕 향기가 나기 때문에 주위에서도 흡연하는지 알 수 없게 한다. 니코틴 농도는 5%로 다른 전자담배보다 높은 편이다.
우버, 리프트, 트위터, 에어비앤비 등의 본사가 있어서 기술 혁신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는 '환경 및 기술 규제' 수준도 높은 편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처음으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시켰으며 최근에는 얼굴 인식 기술 사용도 금지했다. 또 향이 나는 궐련형 담배도 금지시켰고 약국에서도 담배를 판매할 수 없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전자담배 '쥴' 금지에 대해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는 '마리화나'에 대해서는 관대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UC샌프란시스코 스티븐 슈레더 교수는 뉴욕타임즈에 "전자담배를 금지하면서 일반 담배나 마리화나 판매는 허용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스마트한 정치일 수는 있지만 공공 건강 정책에 있어서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쥴도 성명을 통해 "전자담배 제품으로 바꿔서 사용하는 성인 흡연자들이 다시 일반 담배를 피우게 할 수 있다. (전자담배) 암시장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반발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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