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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탄 원화값…두달새 40원 출렁출렁
입력 2019-06-25 17:46 
지난달 미·중 무역협상 결렬 여파로 달러당 1200원 선까지 밀렸던 원화값이 두 달여 만에 1150원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연말까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1156.5원)보다 0.3원 오른 1156.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24일(1150.9원) 이후 최고치다.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 4월 하순 국내총생산(GDP) 역성장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미·중 무역협상 결렬 등 대형 뉴스가 잇따라 터지면서 거듭 급락했다. 지난달 22일엔 장중 연저점인 1196.5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장중 고점이 1153.1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40원 남짓 급등한 셈이다.
달러당 원화값이 단숨에 1150원대로 오른 건 미국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 긴축 방침을 뒤집은 '통화 완화 선호' 입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FOMC 위원들의 금리정책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 17명 중 8명이 연내 금리 인하 견해를 나타냈다.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가 나오자 글로벌 시장은 급격히 달러 약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달러는 원화뿐 아니라 주요 통화 대비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는 106엔 선에 거래돼 약 5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지속된 탓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강달러'를 예측하다 FOMC 이후 급격히 달러 약세로 돌아서면서 되돌림 현상도 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기준금리 인하 이후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원화 고점을 달러당 1100~1130원, 저점을 1180~120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현재 달러당 원화값은 국내 경기 전망보다 미국 통화정책과 미·중 무역갈등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달러 현상을 매우 견제하고 있는 만큼 달러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 연구원은 "금리 인하 약발이 떨어지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 원화 가치가 1200원을 향해 급락하는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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