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태수 前 한보 회장, 사망했을 가능성 높아"

검찰이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예세민)는 "전날 (정 전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 씨가 제출한 사망·장례 자료에는 사망증명서, 유골함,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위조 여권이 있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 자료는 '억류 당시에 압수된 소지품에 사망·장례 자료가 들어있다'는 정씨 진술에 따라 이를 외교행랑을 통해 외교부로부터 인계받았다.
에콰도르 당국이 위조 여권상 이름으로 발급한 사망증명서에는 '정 전 전 회장이 2018년 12월 1일에 심정지로 사망했고, 신부전증이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검찰은 "에콰도르에서 어떤 자료를 근거로 사망증명서를 발급하는지는 추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 전 회장은 횡령 혐의로 2심 재판을 받다가 2007년 5월 '병 치료를 받겠다'며 일본으로 출국한 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서 생활했고, 에콰도르에는 2010년 7월에 입국했다.

이날 검찰은 정씨를 다시 불러 △정 전 회장 사망 여부 △회삿돈 횡령·은닉 혐의 △신분세탁 및 해외도피 등을 조사했다. 지난 22일과 24일에 이어 세 번째 조사다.
정씨는 1998년 한보그룹 자회사 동아시아가스(EAGC)의 회삿돈 322억원을 횡령해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잠적했었다. 또 정씨는 수백억원대 재산국외도피·조세포탈 혐의로 2001년 국세청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