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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타, 첫 도루, 첫 파울까지...성장하는 구본혁의 잊지 못할 하루
입력 2019-06-24 16:26 
LG 신인내야수 구본혁(사진)이 23일 잠실 KIA전서 첫 단타 첫 도루 첫 파울 등 여러 상황과 마주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트윈스 신인 내야수 구본혁(22)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그에게 지난 23일은 잊지 못할 하루가 됐을 전망이다.
구본혁은 기존 3루수 김민성의 부상이탈 속 새롭게 LG 핫코너 주인으로 떠오른 신성이다. 2019 2차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구본혁은 6월초 1군 부름을 받더니 점차 기회를 늘려갔다.
특히 지난 6월19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전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구본혁은 교체출전해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역전 투런포를 날리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구본혁의 프로데뷔 첫 안타, 첫 타점, 첫 득점이었다. LG 팬들은 미래를 기대해 볼 대형내야수 등장에 반색했다.
류중일 감독도 수비를 잘 한다”며 구본혁에 대해 믿음을 드러냈다. 공격에 있어서는 9번 타자니깐...”라며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23일 경기 전 류 감독은 (구)본혁이가 친 타구가 자꾸 (야수) 정면으로 가더라”며 아쉬움도 숨기지 못했다. 잘 맞은 타구들이 안타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이는 구본혁이 공수에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요소기에 사령탑의 아쉬움이 더했다.
감독의 마음이 들린 것일까. 구본혁은 23일 잠실 KIA전 3회말 1사 후 들어선 첫 타석 때 상대투수 양현종 상대 좌전안타를 때렸다. 리그 최고의 투수 상대 자신감을 찾을만한 짜릿한 한 방. 1루에 도달한 구본혁은 2사가 되자 과감한 도루까지 시도,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잘 치고 잘 뛰었다.
그런데 구본혁이 2루에 있는 그 순간, 돌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며 경기가 중단됐다. 구본혁 역시 더그아웃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25분간 기다림이 이어졌다. 큰 비는 아닌 듯 했지만 자칫 빗줄기가 굵어진다면 취소가 불가피했다.
구본혁으로서는 프로데뷔 2번째 안타가 사라질 위기이기도 했다. 구본혁이 19일 삼성전 역전투런포 이후 네 경기 만에 다시 친 안타. 매번 타구가 정면으로 향해 아쉽다는 류 감독 말이 나오자마자 침묵을 깼다. 구본혁의 첫 단타기에 안타를 치고 베이스를 밟는 것도 처음이었다. 과감한 도루 성공 역시 처음. 경기가 5회 전이기에 취소된다면 그대로 사라질 위기의 기록이었지만 하늘이 도왔고 빗방울은 금세 멈췄다. 경기가 5회 이상 진행됐고 구본혁의 데뷔 첫 1루타, 첫 도루도 완성됐다.
구본혁(사진)은 김민성의 부상이탈 속 최근 새롭게 LG 핫코너 주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단, 구본혁은 경기가 진행되며 아찔한 순간도 맞이했다. 상황은 0-0 5회말. LG는 오지환이 KIA 2루수 홍재호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이어 등장한 전민수가 번트실패로 1사가 됐다. 선취점이 중요했고 타석에 선 구본혁은 초구에 번트를 시도해 투수 앞으로 굴렸다. 구본혁은 거침없이 1루 베이스로 질주했고 과감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시도했다. 아쉽게 아웃됐지만 1루 주자는 2루에 안착했다.
그런데 이 판정은 번복되고 만다. 구본혁은 최선을 다했지만 하필 3피트 파울라인 안쪽으로 뛰고 말았다. KIA 벤치의 어필이 있었고 심판진도 즉각 이를 적용했다. LG 벤치도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을 정도의 명백했던 상황. 결국 구본혁은 아웃 2루 주자는 귀루조치 됐다.
이처럼 신인 구본혁에게는 많은 상황이 전개된 경기였다. 첫 단타와 첫 도루성공, 조마조마했던 소나기, 여기에 최선 다하고도 어리둥절했던 3피트 파울까지.
신인은 경기를 치르며 성장한다. 구본혁도 현재 기회를 잘 살리며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하루 경기서 천당과 지옥을 오고간 구본혁의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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