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빛 1호기 출력 급증 사건…무자격자 `계산오류·조작미숙` 확인
입력 2019-06-24 14:49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달 10일 발생한 전남 영광 한빛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열출력 급증 사고는 인재(人災)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어봉 제어능 측정법을 14년 만에 변경하면서 근무자들이 원자로 출력을 5% 초과해 계산했으며, 원자로의 브레이크 역할을 담당하는 제어봉 조작에도 미숙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4일 오전 영광방사능방재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빛 1호기 사건 특별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10일 한빛 1호기의 원자로 출력 제어 능력을 측정하던 중 출력이 급격히 증가하는 이상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원안위에 보고했다.

이에 원안위는 한수원의 규정 위반 정황을 확인한 후 직접 수동정지를 명령한 바 있다.
또 당일 KINS 전문가로 구성된 사건조사단을 파견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착수 열흘 만인 지난달 20일 한수원의 안전조치 부족 및 원자력안전법 위반 정황을 확인하면서, 한빛 1호기 사용 정지를 명령하고 특별사법경찰을 포함하는 특별조사를 실시했다.
원자로 열출력 제한치인 5%를 초과한 상황에서도 규정대로 원자로를 즉시 정지하지 않았고, 무자격자가 원자로조정감독면허자의 감독 없이 제어봉을 조작한 정황이 파악된 것이다.
특별조사단은 제어봉의 과도한 인출 경위와 열출력 급증에 따른 핵연료 건전성, 제어봉 구동설비의 안전성, 원안법 위반 등의 사항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별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빛 1호기의 열출력 급증은 근무자의 계산 오류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원자로 제어봉을 조작하는 그룹 간의 편차가 발생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어봉을 인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제어봉 인출 값이 잘못돼 원자로 출력값이 18%까지 급상승한 것이다.
제어봉 제어능 측정법을 14년 만에 바꿨지만 원자로 인출 값을 계산한 원자로 차장은 관련 교육 훈련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원자로 제어봉 조작 그룹 간의 편차가 발생한 것은 제어봉 조작자의 운전 미숙으로, 제어봉을 2회 연속 조작해야 하지만 당시 작업자는 한 그룹에서 1회만 조작했다.
다만 원자로 제어 중 제어봉의 고착 현상도 확인됐는데 이는 걸쇠 오작동이나 불순물 침적 등 기계적인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특별조사단은 원자로 헤드를 열고 제어봉 구동장치에 대한 점검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한수원이 자체 절차서를 위반한 정황도 드러났다.
약 13시간 동안 제어봉 시험을 진행하며 총 3개의 근무 조가 참여했지만, 근무자 교대 시마다 수행해야 하는 작업 전 회의를 최초 투입 조에서만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원자로 냉각재 내 핵연료 손상 시 발생하는 제논(Xe), 크립톤(Kr), 요오드(I) 등 방사능 준위 변화를 확인한 결과 이번 열출력 급증 사고로 인한 핵연료 손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안위 관계자는 "제어봉 구동설비 건전성, 안전문화 점검 등에 대한 추가 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하는 종합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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