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김포한강스포츠센터는 지난 19일 공지문을 게시하며 평일 오전 수영 강습 '혼성반'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알렸다. 센터 측은 공지사항에서 "수영장 오전 강습반 운영을 여성 한정으로 운영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는 인권센터 의견에 따라 양성평등 원칙을 준수해 남녀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 운영한다"고 밝혔다.
평일 오전 9시부터 11시 50분까지 50분간 세 차례에 걸쳐 운영되던 여성 강습반은 오는 8월부터 혼성 강습반으로 바뀐다. 평일 오전 수영 교육을 받고자 하는 남성 이용자는 다음달부터 혼성 강습반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
현재 김포한강스포츠센터 여성 수영 강습 수강생은 모두 160명으로 30대 초반부터 50대까지의 연령대가 다수를 이룬다. 센터 측은 평일 오전 시간대에는 여성 이용자의 수가 남성보다 월등히 많다는 점 때문에 여성반을 운영해왔다고 설명했다.
센터 관계자는 "기존 (여성) 회원을 우선 등록하고 남은 수강 정원을 신규 등록자로 충원한다"며 "통상적으로 강습반 수강 정원의 빈자리가 10명 미만에 그친다. 오전 강습을 희망하는 남성 이용자는 많아야 2~3명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 전용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남녀 구분 없이 수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은 이달 접수된 민원이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센터 측은 "지난 5일 익명의 시민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며 "해당 민원 작성자는 평일 오전에 공공 수영장에서 남성의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헌법 제11조 1항(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어느 누리꾼은 "기왕 성 평등을 추진할 거면 남녀 모두 동등하게 시설 이용 혜택을 누리는 게 당연하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다른 누리꾼도 "남성 이용자 수요가 많은 종합격투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다른 스포츠센터 사례를 보면 남성 강습반만 있는 게 아니더라"고 혼성 프로그램 도입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수영 강습을 (이성과) 함께 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우려 섞인 의견을 내놨다. 이를테면 물속에서 '평영 발차기' 동작을 배울 때 다리가 벌어지는데, 뒷사람이 이를 보게 되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것. 그 밖에도 "탈의실 사용할 때 불편하겠다", "불법 촬영이나 추행이 일어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등의 반응이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탈의실은 성별에 따라 분리돼 있으며 새벽이나 저녁 프로그램을 듣는 남성 이용자들이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전 시간대 강습을 받는 남성 이용자들도 똑같이 (남성) 탈의실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동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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