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에서 기업인들과 함께 비공개 오찬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누군가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최순실이 여러 명 있다'고 했는데 그중 한 분은 적어도 영부인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한민국 헌정사상 대통령이 아닌 사람이 청와대로 대기업 수장들을 불러모은 적이 있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기업인들을 불러놓고 특정 사업을 이야기하는 것을 두고 '압력을 행사한다'고 외치던 사람들이 그것이 '사회공헌사업'이라는 명목이면 괜찮은 것이냐"며 "사회공헌사업을 하니 돈 내놓으라고 정식으로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내세요'와 뭐가 다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도 민감할 일을 영부인이 하다니 배짱이 보통이 아니다"며 "사회공헌사업이라고 본인들이 생각했을 때 명분이 좋다면 왜 비밀로 만나느냐? 그 어떤 정치적인 메시지가 없었던 게 확실하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우리 국민들은 영부인에게 국가 경영과 관련된 일을 일임한 적이 없다"며 "영부인은 그냥 대통령의 배우자일 뿐 어떤 공직도 맡고 있지 않다. 같이 다니다 보니 본인이 대통령인 줄 착각하나 본데 정신 차리시라"고 말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20일 사회적 공헌 활동을 격려한다는 취지 아래 삼성전자·SK·롯데 등 대기업 10여곳의 CEO급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청와대는 김 여사의 오찬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자 같은날 오후 늦게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내고 "김 여사가 가족 포용을 위한 사회공헌기업 초청 오찬을 가졌다"며 "이번 오찬은 사회적 가치 제고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초청해 격려하고 사회공헌이 더욱 확산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박동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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