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세계·호텔신라…불황 모르는 `高ROE株`
입력 2019-06-21 17:51 
국내 상장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신흥국 최하위로 밀린 상황이지만, 이런 와중에도 높은 ROE를 구가하는 종목들이 있어 주목된다. 업종 대장주로 불리는 웅진코웨이, 휠라코리아, BGF리테일, LG생활건강 등이 대표적 사례다. ROE란 한 기업이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이익을 내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인데, 이들 기업은 낮은 보유현금을 유지하면서 적극적 투자를 통해 높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매일경제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코스피200 종목의 ROE를 조사한 결과 2019년 추정 ROE가 15%를 넘는 업체는 15곳이었다. ROE가 가장 높은 곳은 34%를 기록한 웅진코웨이였다. 그 뒤를 BGF리테일(28.4%), 호텔신라(24%), 삼성엔지니어링(23.1%), 휠라코리아(22.2%)가 이었다. 6~10위는 신세계(22.1%), 애경산업(21.4%), LG생활건강(21.1%), 한솔케미칼(20.8%), HDC현대산업개발(18.4%)이 차지했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업황이나 경기에 관계없이 고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높은 순이익을 올리는 가운데도 투자를 계속해 보유현금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계산하기 때문에 순이익이 많으면서 자기자본이 낮을 경우 높아진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높은 순이익을 올리면서도 낮은 자기자본을 유지하고 있어 ROE가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생활가전 렌탈 업체인 웅진코웨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352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해외 투자를 늘리고, 배당금 지급을 통해 보유현금(자본)을 줄이면서 ROE 34%를 기록했다. 웅진코웨이의 배당성향은 지난해 말 기준 74.2%로, 배당수익률 4.38%에 이르는 금액을 지난해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2월 중국 주방·욕실 전문업체 조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유가증권시장 전체를 통틀어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 2016년 11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기준 3571억원으로 3000% 가까이 급증했다. 글로벌 경쟁 속에서 국내 스포츠 업체들이 역성장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2017년 시작된 '어글리슈즈'의 인기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중국과 유럽은 물론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휠라코리아는 국내 시장과 중국, 로열티, 미주 사업 모두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매출 기여도가 높으면서 수익성이 탄력적으로 상승하는 국내와 미주 사업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사실상 '탈(脫)편의점'을 선언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편의점 업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신사업을 대거 추진하며 성장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BGF리테일은 평생교육시설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터 프로그래밍, 정보서비스업 등 14개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다 보니 1분기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이 269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사업과 인수·합병(M&A) 등을 염두에 두고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호텔신라, 삼성엔지니어링, 신세계 등 ROE 상위 15개 기업이 업종 주도주로서 주목받고 있다. 호텔신라는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수주가 호조를 보이며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6년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애경산업과 LG생활건강은 국내 화장품회사들 부진이 지속되는 중에도 실적이 두 자릿수로 늘어나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고 있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쌓아둔 현금을 개발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ROE는 한 종목의 투자 매력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ROE가 높아지려면 순이익이 증가하거나 배당을 통해 보유현금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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