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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라이벌` 범가너와 작별할 준비 됐는가?
입력 2019-06-21 06:00 
지난 2016년 9월 푸이그와 시비가 붙은 범가너를 동료들이 제지하는 모습.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2010년대 LA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라이벌 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 매디슨 범가너. 다저스는 라이벌 범가너와 작별할 준비가 됐는가?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와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범가너를 상대한다.
이날 경기 이후 다저스는 7월까지 샌프란시스코와 경기가 없다. 이 말은 트레이드 마감시한 전까지 붙을 일이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자이언츠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8년 5806만 달러 계약이 만료되는 범가너를 7월 이적시장에서 다른 팀으로 보낼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순위 경쟁에서 멀어진 자이언츠 입장에서는 어차피 그와 결별할 거라면 미래 자원을 영입하며 결별하는 것이 낫다.
이 두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이날 경기는 범가너가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다저스를 상대하는 사실상의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범가너는 다저스를 상대로 35경기(선발 34경기)에 등판, 15승 13패 평균자책점 2.52의 성적을 기록했다. 자주 부딪힌 만큼, 사건도 많았다.
야시엘 푸이그와는 전생에 엄청난 인연이라도 된 듯, 툭하면 부딪혔다. 2014년에는 푸이그의 배트 던지기가 발단이 돼 언쟁을 주고받았고, 이후 범가너가 푸이그를 맞히며 다시 한 번 충돌했다.
두 선수는 2016년 9월에 다시 한 번 충돌했다. 푸이그가 범가너 앞으로 가는 땅볼을 때린 뒤 1루에서 아웃됐는데 이 과정에서 시비가 붙었다. 푸이그는 범가너에게 "왜 나를 보냐?"고 물었고 범가너는 푸이그가 자신을 노려보자 이에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후 다저스 선수들은 "쳐다보지마"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특별 제작해 범가너를 도발했다.

푸이그가 신시내티로 떠나면서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맥스 먼시가 있었다. 지난 16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우측 외야 뒤 맥코비 코브에 빠지는 초대형 홈런 타구를 때린 뒤 배트를 집어던지고 이를 감상하며 천천히 도는 동작으로 범가너를 도발했다. 범가너는 그 자리에서 "공 바라보지 말고 뛰어라"라며 불같이 화를 냈고, 먼시도 이에 대응했다. 다행히 양 팀간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먼시는 이후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공을 바라보는 것을 원치 않으면 바다에 빠진 공을 갖고와라"는 말로 범가너를 다시 한 번 도발했다. 이렇게 두 팀간 라이벌 관계에 길이 남을 명언을 남겼다.
이번 시즌에는 먼시가 범가너에게 홈런을 친 뒤 도발했다. 자신의 도발 발언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연습하고 있는 먼시의 모습. 사진=ⓒAFPBBNews = News1
범가너는 류현진과도 아홉 차례 선발 대결을 벌였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5월 2일 맞붙었다. 범가너가 6이닝 1실점, 류현진이 8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앞선 대결에서는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치기도 했다. 류현진은 범가너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정이 든 모습이다. 그는 지난 2일 등판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미 정든 거 같다"는 말을 남겼다.
범가너는 7월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수도, 남을 수도 있다. 떠난다 하더라도 다음 시즌에 다시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에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일은 없다. 어찌됐든 이날 등판은 범가너가 자이언츠 소속으로 다저스를 상대하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다저스를 상대할 수도 있지만, 예전의 그 느낌이 나지 않을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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